기우杞憂 0 기우杞憂 犬毛 趙源善 아름답습니다 금수강산입니다 밤 불놀이 예쁩니다 벌침이 볼을 찔렀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를 흘립니다 얼굴에 새빨갛게 번져갑니다 수십 년 만에 처음 서럽습니다 옳고 그름 따지자는 건 아닙니다 이 눈물 기우杞憂라면 좋겠습니다. <08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07
어쩌자는 겨? 0 어쩌자는 겨? 犬毛 趙源善 에이 염병할 아침부터 왜 이리 더운 겨 밤새 불 싸질러 흔들어대니까 바람막이로 담벼락 켜켜 쌓아놓은 겨? 앗다 그러니 그 열기 어디로 빠질 데가 없는 겨 임자 사흘 동안 땡땡 굶어 보신 적 있으신 겨? 쪽박 깨트리면 금방 거덜 나고 종당엔 고랑차기 십상인 겨 때 묻은 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13
개구리 0 개구리 犬毛 趙源善 개구리우는 소리 듣고 싶어 문득 나섰더니 그 많던 논 안 보이고 흙 메운 공터에 잔뜩 늘어선 창고들 개구리 노래 개골개골 아예 사라져 괴괴하다 담벼락 전봇대마다 온통 울긋불긋 광고 전화번호라 속 텅 빈 창고들이 줄줄이 임대임대賃貸賃貸 목 터져라 우니 정말 눈 시끄러워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20
명복冥福 0 명복冥福 犬毛 趙源善 닭이나오리로태어난게죄로구나 어차피죽어질목숨이지만 산채로파묻힌다는게참으로애석하다 부디좋은곳으로가거라.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5
곡哭 0 곡哭 犬毛 趙源善 우두두둑- 살아있는 채로 갈비를 우벼 훑어내는 엄청난 통증痛症 몇 가닥 안 남은 흰머리털이 곤두섰다가 흐물흐물 빠져버립니다 큰 가위에 눌려 컥컥 깨어보니 밤새 안녕安寧이라 정말 그리도 허망虛妄하게 넋을 놓으시다니 참으로 끔찍합니다. 권세權勢가 곧 돈이라고 진짜 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2.11
자조自嘲 0 자조自嘲 犬毛 趙源善 너 뭐냐? 너 마누라한테나 짱알거리는 어쩔 수 없는 서방이고 너 새끼들에게는 아직도 돈 대주는 물주이고 너 가리키는 애들 앞에만 호통 치는 선생이고 너 늘 가는 단골집만 으쓱 반가운 손님이고 너 매일 무언가 잃어버려 허둥거리는 정신 나간 놈이고 너 글줄이나 쓴다고 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1.18
십이월 이십오 일 0 십이월 이십오 일 犬毛 趙源善 보나마나 아침에 뒤뜰 솔가지 위 눈 마주친 이름모를 새 삐-융 날며 까닭 없이 너를 비웃을 거야 저녁에 입 마주친 아무나 임자인 술잔 헤벌쭉 웃으며 무조건 너를 반길 것이고. 세상이 그래 어제 하늘 잔뜩 찌푸려 활짝 하얀 웃음 쏟을지 아니면 검은 울음 흘릴지 궁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27
출조出釣 0 출조出釣 犬毛 趙源善 오십 줄 끄트머리에 눈먼 바늘을 묶어 주접과 궁상을 버무려 한 덩어리 밑밥을 달았다 비바람 발광하는 물결 속에 이제나 저제나 어차피 찌 별 볼일 없이 뵈는 둥 마는 둥 들락날락하여 에-라 모르겠다하고 휘딱 잡아채니 웬 물 밖의 참새가 푸드득 한 마리 걸려 아 하 이게 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7
갈비탕 0 갈비탕 犬毛 趙源善 야호상쾌한아침창문활짝열어제치니가슴벌렁벌렁 이짜릿한햇살냄새싱그러운초록맛참으로달디단데 아뿔싸되놈깡통쇠고기상한갈비탕이뱃속뒤집는다. <07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5.29
일기 0 일기 犬毛 趙源善 5월 어느 날. 대한이 민국이 하늘이 으뜸이 기쁨이 웃음이 아름이 땅이 산이 강이 섬이 숲이 잎이 꽃이 빛이 샘이 힘이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별님이 달님이 우리도 나라도 민주도 자유도 슬기도 나도 모두모두 선생님과 손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오늘은 참 슬픈 날입니다. <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