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哭
犬毛 趙源善
우두두둑-
살아있는 채로 갈비를 우벼 훑어내는 엄청난 통증痛症
몇 가닥 안 남은 흰머리털이 곤두섰다가 흐물흐물 빠져버립니다
큰 가위에 눌려 컥컥 깨어보니
밤새 안녕安寧이라
정말
그리도 허망虛妄하게 넋을 놓으시다니
참으로
끔찍합니다.
권세權勢가 곧 돈이라고
진짜 보물寶物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몰라
디룽디룽 제 한쪽 옷깃에 매단 엉터리 사랑의 열매만도 못한 게야
천하天下에 겁 대가리라고는 전혀 없이
통일統一이 밥반찬인 양 이리저리 짓씹고 물고 빠는
골빈 뜨내기 양반兩班들
역사歷史가 뭔지는 아시는가?
흥, 어기적어기적거리다가 삐죽 얼굴이나 들이밀겠지 아마
아, 초상初喪집이 눈도장 표票밭이라니까
슬쩍
이러쿵저러쿵 남의 탓이라 입만 또 나불나불 하시겠지 뻔해!
고려장高麗葬 뒤끝에 아들놈이 챙겨놓는 빈 지게를
명심銘心하시라.
말이 제1호第一號 가장 으뜸이지
그저 아무렇게나 사시사철 주야장창 홀랑 발가벗겨 돌봄 없이 우뚝 세워놓고
군침만 바른 무사안일無事安逸 일등이라
꾹 참고 말씀 않으시는 어르신께 무슨 큰 변고變故 있으랴
설마하고
눈코 뜰 새 없이 허위허위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한
불쌍한 민초民草 이놈
하늘의 불벼락 맞아 마땅한
소인小人의 죄罪 분명합니다.
이 새벽 비보悲報에 접해
피 눈물
마른 곡哭으로 통탄痛歎하오며
삼가 엎드려 두 손 모아 비나니
부디
고이고이 잠드소서.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