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0 흔적痕迹 犬毛 趙源善 무늬 예뻐 색깔 고와 털 보송보송 산뜻 깔끔한 새 수건 어쩌다 딱 한번 급한 김에 똥물 닦았지 생각해봐도 더 생각해봐도 두고두고 아까워 빨고 또 빨고 부글부글 삶고 또 삶았지만 철커덕 이마빡 들러붙어 지워지지 않는 구린내 그리하여 그 이름 못내 아쉬운 걸레. <07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5.08
새끼 0 새끼 犬毛 趙源善 밤새도록 보아도 거울 속 제 얼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듯 또한 제 피로 버무린 그림 밉다 내치지 못 하지요 자라며 어미 속 안 썩인 자식 어디 있답디까?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 봅니다 제 새끼 진짜로 미워 패는 애비 어디 있나요? 그저 속 끓는 건 부모뿐이지 누가 그러데요 뾰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21
결단 0 결단 犬毛 趙源善 어찌어찌 벗어나보려고 발버둥칠 쳐봐도 올가미는 한 치의 자비 없이 막무가내다 생살이 찢어져서 속뼈가 허옇게 드러나도 곁눈질로 비웃음 흘리며 왕소금 뿌려댄다 엎드려 아첨하며 넙죽 머슴살이 청하더니 잇속 차리고 제 배 두드려 등허리 긁는다 온 천지에 개나리 진달래 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8
월요일 0 월요일 犬毛 趙源善 안방 격자 창틈으로 아침햇빛 겨우 한 줌 쏟아지고 황진이 속치마 같은 커튼 주름살 여직 아내 눈가에 자글자글 누워 잠자는데 인정사정없이 밀어붙이는 저벅저벅 시간의 발자국소리 억척 요란하니 비실비실 엉거주춤 일어나기는 일어나야지 하면서 세파에 시달려 겨우 반백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26
조짐 0 조짐兆朕 犬毛 趙源善 청춘의 자태 한창일 때 꽃 잠시 제 눈부시다며 빛을 우습게 마다하면 그 열매가 결국 이지러져 찌그러진 쭉정이 되어 좋은 종자 되지 못함을 그리도 잘 알면서 어찌하여 우리 평생의 영원한 젖줄인 하늘과 땅을 막무가내로 들쑤셔 짓밟았단 말인가 아 아 마침내 이 겨울이 그냥..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01
*이럴 수가 0 이럴 수가 犬毛/趙源善 돋보기를 목에 떡하니 걸고 삼십분 동안 온 집안을 홀라당 뒤졌으니 이거 참 야단났다 어이하나? <07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13
*끝 0 끝 犬毛/趙源善 내가 누구랑 무슨 얘길 해 웃기지마 정말 한심해 X이다 내가 아무리 술 취해도 개 같고 한심한 네놈들이랑 뭔 얘길 해! 더러워 더럽다고! 끝. <07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04
건망증 0 건망증 犬毛/趙源善 반갑다고요? 댁이 누구시더라 전혀 모르겠으니 아주 깜깜해요 섭섭하시다? 꽉꽉 막힌 걸 낸들 어쩌라고 이거 큰 일 이군 점점 더 그럴 거야 이제 어떡하면 좋지? 아이-씨 난 몰라 혹시 잘못 보신 것 아니우? 분명히 잘 아는 사이라고요? 이거 정말 팽 돌아버리겠네 그럼 좌우지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11
삼겹살 0 삼겹살 犬毛/趙源善 내가 돼지를 좋아하는 게 천만다행이다 거기다 돼지가 진주를 몰라본다는 게 또 천만다행이다 나 이외의 또 누가 이 엄청난 비밀을 아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돼지우리에 숨겨진 진주를 찾아 공짜로 주워 담는 대단한 횡재를 누리는 놈이다. 무지막지로 뜨거운 불꽃 지글지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9
포기 0 포기抛棄 犬毛/趙源善 쓰거나 말거나 보거나 말거나 오거나 말거나 가거나 말거나 웃거나 말거나 울거나 말거나 씹거나 말거나 뱉거나 말거나 죽거나 말거나. 다 네 맘 이지 이제 난 몰라.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