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0 길 犬毛 趙源善 가도 자꾸만 가도 어디로 누구와 어찌 가 보아도 길의 끝은 없더이다. 혹시나 막히면 돌아 나오고 아니면 넘어가고 그도 아니면 헤어가고 또 그도 아니면 날아가면 되니까 알던 모르던 물어물어 찾아다니는 길 세상에 길이란 게 다 그렇더이다. 어제 왔던 길로 오늘 되짚어 가도 결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20
*초인超人 0 초인超人 犬毛/趙源善 어느 누구라도 일단 물에 빠지면 허우적거리게 마련이지만 눈 휙 뒤집히니까 불 속에서도 헤엄을 치는 거야 별 게 아니더라고 허 그것 참. <07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13
노숙인露宿人 0 노숙인露宿人 犬毛/趙源善 큼지막하니 속 드려다 보이는 마요네즈 저금통은 한 푼씩 먹어봤자 찔끔찔끔 이니 배부를 리 없지 띠리리리리리 - 열차의 도착신호도 물론 아무 의미가 없어 어쩌다 조금 무거운 백동전이 내는 철렁 소리나 가뿐히 날려져 지폐 사르륵 내려앉는 소리가 슬쩍 그의 실눈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7
*몸살 0 몸살 犬毛/趙源善 콩 타작 도리깨질 했나? 물푸레나무 몽둥이로 멍석말이 당한 듯 온몸 욱신욱신 꼬박 밤새워 글 쓴다 까분 죄.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0
*가을 그림 0 가을 그림 犬毛/趙源善 미친 밤이 가련한 예술가인 가로등을 부추겨 305동 골 파진 외벽에 그리는 그림자 벽화. 날마다 점점 추워진다. 하나 둘 셋 넷 자꾸만 잎이 지워져간다.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6
*가져가세요 0 가져가세요 犬毛/趙源善 내 윗도리와 바지를 더듬어 벗기는 놈이 누구신가 취중이라도 년이었으면 좋으련만 히 히 히 히 그저 뒤통수만 뻑 치지 말고 다 벗겨 몽땅 가져가셔도 돼요 돈 몇 푼은 사실 밑밥이구요 거기 주머니에 꽤 값나가는 여러 가지 보물이 많이 있지요 내 모든 병病이랑 한恨이랑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1
*실리주의 實利主義 0 실리주의實利主義 犬毛/趙源善 누가 나에게 삼십년 전으로 되돌아가라고 그렇게 해 주겠다고 한다. 천만에! 난 싫다 난 안 간다! 넙죽 헤벌어져서 좋아할 일이 아니다 보내온 세월을 생각해보라 그 이상 더 열정적으로 살 자신이 있는가? 지나온 걸음 이미 다 아는 진흙탕 길을 되짚어 또 더듬거릴 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31
*겨울귀신 0 겨울귀신 犬毛/趙源善 누가 가을이 젊은 계절이라 하더이다. 여하튼 나의 계절이 아님은 진작 짐작은 했었지만 저만 온통 가지려고 그리 못 박는 게 밉고 섭섭하더이다. 성큼 저기서 다가오는 차가운 저 놈이 정말 싫어 낙엽 밑으로 기어들어 숨어보지만 벌써 놈은 귀신같이 내 목덜미를 휘어잡았습..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30
*망초꽃 0 망초꽃 犬毛/趙源善 찌뿌드드한 아침 모두 제각각 제 일 하러 달려가겠지만 길은 하나뿐이라 막히면 오도 가도 못하지 왕복6차선 꽉꽉 닫혔다 아 아 보라 중앙분리대 시멘트 옹벽 가운데 비뚜름히 홀로 자리한 망초 한그루 매캐한 바람과 시끄러운 소리 속 누구도 감히 서지 못할 척박한 그 틈바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8
*기진맥진 0 기진맥진氣盡脈盡 犬毛/趙源善 허겁지겁 쏜 살과 같이 날아 결국 비뚜로 콱 들이박힌 채 꼬리만 부르르 떨고 있으니 그나마 이 힘마저 다 하면 나 어이 하지?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