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0 졸음 犬毛 趙源善 썰렁해서 입고 화끈해서 벗고 으스스해서 걸치고 아름답게 피어 가련하게 져서 추하게 밟혀 훨-훨 날고 벌-벌 기고 철퍼덕 묻히고 어제든지 오늘이든지 내일이든지 아침으로 점심으로 저녁으로 막무가내 종잡을 수 없으니 날씨나 꽃이나 사람이나 몽땅 봄바람 놀림감 웃으라는 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6
달래 0 달래 犬毛 趙源善 아롱다롱 만국기 걸고 온 들판 복닥복닥 운동회합니다 오십 줄 반 꺾인 고목 밑둥치까지 간질간질 합니다 밥상 위에 싱그러움이 철철 넘쳐 그득 합니다 이 야- 얼른 손가락으로 쏙 살캉살캉 달래무침 새콤달콤한 그 기막힌 향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짜릿짜릿하게 번져갑니다 아 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2
삼월이란 년 0 삼월이란 년 犬毛 趙源善 그 투박스런 꽁무니로 냅다 줄행랑친 인정머리 없는 이월이 놈 그 놈 훌쩍 남기고 간 차가운 동치미 국물 몇 모금 속 그 속 그래도 새콤한 추억 눈곱만큼 찌꺼기로 남은 잔정 그 정 밑천삼아 봉긋하니 솟은 둔덕 마른 풀 섶 사이로 쏙쏙 내미는 애기손가락 그 손 살짝 물고 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07
춘몽春夢 0 춘몽春夢 犬毛 趙源善 잠결 슬슬 입안에 침 괴는 까닭 바야흐로 또 때 되었다는 말씀 헤어져 빙글 돌아 다시 되 만나는 바로 그 아가씨 첫날밤처럼 가슴 두근두근 거기다 싱그러운 향내 폴폴 아 아 새콤달콤한 합환주 꿀맛 어찌 잊을까? 아기 볼 같은 분홍 희망담은 어여쁜 봄 가마 저기 아지랑이 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02
애원哀願 0 애원哀願 犬毛 趙源善 속속들이 노랑 빨강으로 한 꺼풀씩 쌔근쌔근 벗어 던질 때 헐레벌떡 미쳐서 가슴 두근두근 울렁울렁 했어 여기저기 온통 뜨거운 불구덩이였지 그런데 눈 깜짝할 새 이게 뭐야 비쩍 말라 뼈다귀만 앙상히 드러낸 채 재만 날리며 추하게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피차 돌아선 뒤꼭..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01
눈물 0 눈물 犬毛 趙源善 첫 눈 이 대지를 몽땅 하얗게 뒤덮으면서도 감히 저 바다 앞에서는 자지러져 녹아들어간다 아 하 그래서 소금도 희고 내 눈물까지도 짠 가 보다. <07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0
가을 0 가을 犬毛 趙源善 파랑이란 놈 힘 좋게 화들짝 뚝딱 하늘 휘잡아 올라타니 노랑이란 년 살포시 우물쩍 야금야금 땅 뒤덮어 드러눕고 소슬바람 탄 연놈들 아래위서 홍홍 난리 아우성 죽이는 데 귀때기 얇은 벌레들 속수무책이라 그저 입 딱 벌어지고 눈 까뒤집어져 오줌 찔끔 지릴 뿐이다. <071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8
환희歡喜 0 환희歡喜 犬毛 趙源善 “이제 갔네! - ” 고성高聲 맨 처음 한 마디 운을 떼니 “그래 맞아! - ” 누가 추임새로 척 받아 “갔네요! 갔네요! 만세 - ” 신명난 노래로 닭발에 힘줘 닭 모가지 빼 꼬끼오. “알아! 알아! - “ 중성中聲으로 의젓하게 윽박지르고 “이젠 살았어! - ” 또 추임새로 슬쩍 받으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2
여름 0 여름 犬毛 趙源善 어쩌자고 우리 엄청난 실수를 한거야 잘못 건드렸지 여기저기 쑤셔놓은 게 천번만번 잘못이야 벌집정도에 비해? 된통 열 받아 있는 대로 불볕 씨근벌떡거리는 놈 그 앞에 장사 없지 누가 어찌 말리나 며칠 지나봐 밑 빠진 항아리처럼 또 좍좍 쏟아 부어 물난리 뒤집을 년 방법 없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18
신록 0 신록新綠 犬毛 趙源善 하늘이비주먹한방먹이자마자온땅이시퍼렇게깃발들고일어선다 그뜨거운햇살날이선창끝도째라고들이대는이젊음을이길수없다 사방천지쑥쑥배내미는찬란한혈기보아라느껴라그리고일어서라. <07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