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0 하늘 犬毛 趙源善 생 떽쥐베리의 하늘이나 세익스피어의 하늘이나 베케트의 하늘이나 푸쉬킨의 하늘이나 내 하늘이나 그 하늘이 그 하늘이지 아니다 그게 아니다 다 땅속에 묻혔지만 나는 숨을 쉰다 나는 살아있다 내 하늘이다.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5
스핑크스 0 스핑크스 犬毛 趙源善 세발로 어기적어기적 기면서 오른 손에 빨대 꽂은 술병을 들었다 입가에 막걸리 거품이 묻어 부글거리고 등판엔 허연 갈기가 바람에 날린다 눈은 언제나 저 멀리를 바라보는데 동자는 붉고 게슴츠레하다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낮이거나 밤이거나 늘 골똘하다 시도 때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1
아는 바 없음 0 아는 바 없음 犬毛 趙源善 그대가 왜 나를 짓밟고 떠나갔는지 내가 왜 그대에게 짓밟혔어야 했는지 그대가 나를 짓밟고 떠나갈 때 내가 슬펐었는지 내가 그대에게 짓밟히고 있을 때 그대가 웃었었는지 이제는 나와 아무관계도 없는 그대가 남긴 모진 발자국을 어찌해야하는지 그대 이름의 어느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9
백지白紙 0 백지白紙 犬毛 趙源善 물렁물렁 살얼음 판 날 시퍼런 작두 위 금이야 옥이야 큰 보퉁이 하나 짊어진 채 덩실덩실 춤 활활 불타는 지금 이 순간 흥청망청 이 맛이야. 우지끈 뚝딱 풍덩 바로 그게 엄청난 짐이라 저 시커먼 밤하늘 깊이깊이 가라앉아 눈 못 뜨는 얼굴 입속 가득 쓰디쓴 생쌀 씹을 지 며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13
흑묘黑猫 0 흑묘黑猫 犬毛 趙源善 쓰레기 봉지 안에 무언가 들어있나 보다 흰 점 하나 없는 진짜 새카만 고양이 무섭게 반짝이는 저 두 눈알 오싹 소름 끼친다 바로 나다. <0803>*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08
자위自慰 0 자위自慰 犬毛 趙源善 여럿의시선이자꾸내발에멈춤을느끼고서야 양말이뒤집혀있음을알았다 피식웃으며태연히바로잡는다 뒤집어신었다는사실이무어그리이상한가? 저집여편네는남편이저꼴로출근하도록뭐하고자빠졌냐고? 웃기지마라이자식들아겉으로안뵈는네속옷이나자주빨아입어라 죽을때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03
고告! - 해몽解夢을 구求함 0 고告! - 해몽解夢을 구求함 犬毛 趙源善 고운 잔디밭에서 발가벗고 혼자 콜콜 잠자던 중에 느닷없이 엄청나게 큰 엄지와 집게손가락이 사정없이 내 목을 졸라서 진땀 뻘뻘 흘리며 꺽 꺽 사지를 버둥거리다가 딱 한번의 큰 재채기를 하는 순간 그만 내 뱃속의 오장육보 온통 참혹한 내장들이 입안 목..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2.21
그림 0 그림 犬毛 趙源善 개가제아무리똑똑해도뼈다귀앞에서는제맘을감추지못하는법 입가에침이질질흐르지그래서천상짐승인게야 밤이던낮이던언제어디서건앞을봐도뒤를봐도위를봐도아래를봐도 그냥아무렇게나막보아도천사는늘웃는아름다운여자의얼굴이야 방실방실웃는천사가질질침흘리는개를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1.27
의문疑問 0 의문疑問 犬毛 趙源善 병아리일 때 엄청나게 예쁜데 닭 되면 진짜 징그러워 네가 쌓은 담 높더라. 꽃이 달빛아래 꽤 아름다운데 햇빛에선 아니더라니까 내가 쌓은 담도 만만치는 않아. 한 끼 더 먹는 건 참 쉬운데 굶는 건 어렵더라고 우리가 함께 쌓은 담은 꼭대기에 가시철망까지 쳤어. 철퍼덕 저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