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自家撞着 0 자가당착自家撞着 犬毛/趙源善 분명히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어 늘 내 뒤통수가 서늘한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비웃고 있어 항상 내 귀가 근지러운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짓밟고 있어 언제나 내 가슴이 뻐근한 걸 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20
입방 入房 0 입방 入房 犬毛/趙源善 한번 낚싯대를 펴면 못 잡아도 끈질기게 퍼질러 자리를 지켜야 한번 바른 소신을 세우면 부러질 때 까지는 꼿꼿이 버텨야 한번 약속을 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한번 몸에 맞는 의자에 앉았으면 볼일없이 더 높은 다른 걸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한번 분명히 헤아린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13
기아체험飢餓體驗 0 기아체험飢餓體驗 犬毛/趙源善 아기는 결코 손을 흔드는 게 아니다 단말마의 경련이다 죽는 게 뭔지 모르면서 차라리 죽여 달라는 마지막 소원이다 땟국 끼인 포도 알 만한 눈이 너무도 그윽하고 처량하고 슬프게 아름다워서 말랐던 양심의 샘이 목구멍 치 받고 꺼이꺼이 솟아오르더니 이내 기름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09
상자箱子 0 상자箱子 犬毛/趙源善 제 一의 상자는 속이 하얗게白 비었더이다. 제 二의 상자는 속이 까맣게黑 비었더이다. 제 三의 상자는 속이 파랗게靑 비었더이다. 제 四의 상자는 속이 빨갛게赤 비었더이다. 제 五의 상자는 속이 노랗게黃 비었더이다. 제 六의 상자는 속이 아주 하얗게白白 비었더이다. 제 七..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06
소리 0 소리 犬毛/趙源善 줄행랑 놓은 놈 꽁지도 뵈지 않는다. 구름 꼭대기 나 홀로 달랑 매달린 열기구에 바람피우는 버너소리 누렇게 물감 칠해져가는 이천평야 벼 한 알 한 알 익어가는 풀벌레소리 팔당댐 수문 아래로 머리 처박고 죽어라 낙수하는 한강 물소리 머플러 개조한 미친 오토바이 똥구멍 찢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1
*걱정 0 걱정 犬毛/趙源善 나는내가끄적이며쓰는게시인지시아닌지잘모른다 그저누가읽어주면다행이고안읽어주면할수없고나 와같은느낌을가지면다행이요안가지면할수없는노 릇이라생각한다남들은제가끔등단했다고초면에무 슨무슨시인이라명함내놓으며으스대는데난그런거 아예만들지도않았으며또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짝짝이 0 짝짝이 犬毛/趙源善 술한잔걸치고거나해서비치럭거리며들어오다빗방울맞으며쭈그린길가노점상 이딱해이거공장들어먹어그냥드리는거나다름없다는슬리퍼한켤레를이천원주 고샀는데아침에보니이게짝짝이아닌가그러면그렇치술김에무슨정신이있나당 신하는일이모두다변변치못해요나이값을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암울 0 암울暗鬱 犬毛/趙源善 긴 아주 긴 동안 이 세상에서 피고 진 수많은 인간人間들의 웬 추억들이 깨어진 하늘 창구멍으로 회오리 빨려들 듯 은하수銀河水 별똥 꼬리를 물고 한꺼번에 들이 퍼 부우니 가는 길이 따로 없더라. 영혼靈魂이 나다니는 곳은 왜 늘 이리 어두울까. <06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18
*무기징역 0 무기징역 犬毛/趙源善 집행에 유예는 없다 비가 사정없이 나를 때린다. 이미 넘겨버린 페이지는 글자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한 장짜리 책을 펴 들고 그 안에서 잃어버린 안경을 찾아 더듬는다. <06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16
빨래 0 빨래 犬毛/趙源善 불쑥 이 비에 아집我執과 자만自慢의 때를 송두리째 도려내는 빨래를 하고 싶어 신록新綠을 떼 밀치고 들판으로 나선다. 빗발치는 무자비無慈悲한 총탄아래 훌훌 벗은 알몸 한 순간瞬間 고문拷問 당하여 전신의 모든 털이 파르르 하늘로 솟구치는 가 했더니 이내 새벽 첫 담배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