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이야기 0 동물원 이야기 犬毛/趙源善 거기 아무나 못 가 반드시 무료無料 초대권만 검증檢證 발행하며 나갈 때만 자동 검표檢票하는 초현대식超現代式 희귀稀貴동물원이란다. 곡괭이 하나 들고 온 건달 어느 놈 뒷담 하수구 밑에 몰래 굴 뚫어 뒷구멍 값 슬쩍 챙기다 보니 제법 쏠쏠 하더라고 이놈 저놈 눈 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9
*주머니 0 주머니 犬毛/趙源善 내 겉옷 윗도리 겉주머니 왼쪽 한개 - 어머님, 오른쪽 한개 - 아버님 안주머니 왼쪽 한개 - 아내, 오른쪽 한개 - 품앗이 부조 아랫도리 앞주머니 왼쪽 한개 - 아들놈, 오른쪽 한개 - 딸년 뒷주머니 왼쪽 한개 - 꾀죄죄한 손수건 마지막 남은 뒷주머니 오른쪽 한개 밑창 터진지 오래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8
"나 정말 죽고 싶어" 0 “나 정말 죽고 싶어” 犬毛/趙源善 으 응 - 그래? 전에도 죽어본 적 있냐? 안 죽어 봤지? 못 죽어 봤지? 왜 묻느냐고? 아 너 방금 죽고 싶다고 네 입으로 말 했잖아 인마! 내 곰곰 생각해 봤는데 이 자식아 괜한 얘기 실없이 주절거리지 말고 거두어들이던가 아니면 그게 진짜 네 소원이라면 말이야 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8
취중일기醉中日記 0 취중일기醉中日記 犬毛/趙源善 나 우둔愚鈍하고 미숙未熟하여 늘 취중醉中이라. 열두 겹 무지개 색동 치마 나풀나풀 월月마다 하나씩 제 맘대로 벗어 배릿한 분향紛香 풍겨 정신호리는 저 구미호九尾狐 해우채解衣債는 외상없다며 일수日收 찍기로 한恨 품어 날름날름 귀貴한 머리터럭 꼭 한줌 씩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8
해괴망측駭怪罔測한 버릇 0 해괴망측駭怪罔測한 버릇 犬毛/趙源善 빠끔 왜 왔니? 놀러? 여기서? 난 안 논다 놀러가자고? 네 방房으로? 남의 방房에서는 절대로 못 논다 아니 안 논다 난 내 방房에서만 논다 나 혼자서만 논다 그리고 아무 재미없으면 재미 만들어서 논다 놀다 흠씬 지치면 그 땐 홀까닥 벗고 그냥 자빠져 뒹굴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7
막걸리 0 막걸리 犬毛/趙源善 네가 핏대 세워 맛나게 마시는 건 술 내가 어정어정 씁쓸하니 주워 먹는 건 욕 원래 돈 안내는 놈이 술 잘 처먹고 돈 내는 놈은 욕만 처먹게 마련 히 히 히 히 맞지? 그게 아니고 맑은 물 근처도 안가고 탁 하디 탁한 막걸리만 몇 주전자 부었는데 어찌 이리 아침까지 뒷머리가 샘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6
삼일천하三日天下 목련 0 삼일천하三日天下 목련 犬毛/趙源善 너의 물 좋던 한 때 순식간 후다닥 지나갔지 세상이 다 그런 거란다 바닥에 짓 밟혀 문드러지는 처참한 네 꼴 아마도 잎 모르게 네 먼저 날뛴 죄일지 싶다. <06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6
의문疑問 0 의문疑問 犬毛/趙源善 저기 강 건너 한 귀퉁이 공동묘지 같은 후미진 곳 끼리끼리 모여 지랄 발광 난리 법석 난장 굿판을 벌리는 오만 잡놈들 도대체 뉘 집 새끼들 이뇨? <06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3
착한 멋쟁이 0 착한 멋쟁이 犬毛/趙源善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내가 당신 착하다고 한다. 착한 나는 세금을 다박다박 기가 막히게 잘 낸다. (내는 건지 뜯기는 건지 잘은 모르지만) 남들이 세금 다박다박 잘 내는 사람은 바보란다. 그래서 나는 아내 앞에서 착한 사람이면서 남들 앞에서 바보다. 어느 날 카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2
뻔할 뻔 자字 0 뻔할 뻔 자字 犬毛/趙源善 밤이면 밤마다 천장에선 쥐들이 운동회를 했소 자식들 슬쩍 오줌으로 그린 아메리카지도는 꽤 실제와 비슷했지 꼴 지겨운 사방연속무늬 찢어진 벽지사이로 삐죽 블록벽돌의 속살이 드러나고 장마철이면 빗물이란 놈까지 이불구경 좀 하자고 줄줄 흐르며 넘보던 곳이라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