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0 빨래 犬毛/趙源善 불쑥 이 비에 아집我執과 자만自慢의 때를 송두리째 도려내는 빨래를 하고 싶어 신록新綠을 떼 밀치고 들판으로 나선다. 빗발치는 무자비無慈悲한 총탄아래 훌훌 벗은 알몸 한 순간瞬間 고문拷問 당하여 전신의 모든 털이 파르르 하늘로 솟구치는 가 했더니 이내 새벽 첫 담배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22
너스레 0 너스레 犬毛/趙源善 나 왕년에 동아전과를 줄줄 외우고도 음악 딱 2문제 틀려 K중학교를 떨어졌었지 나도 대단한 놈 이었어 내 인생 첫 패배였지 그 때는 분통 터질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주 잘된 일이야 거기서 운명이 바뀐 거지 안 그래? 잘된 일이야 참말로 그때 합격했으면 말이야 속칭 K...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21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더이다 0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더이다 犬毛/趙源善 살아가기 위해 배움은 그 끝이 없는 것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선생에게 배웠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선생에게 배웠다 나도 아내도 선생에게 배웠다 내 아들도 딸도 선생에게 배우는 중이고 내 손자들도 또 선생에게 배울 것이다 나보다 먼저 알고 먼저 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21
총각딱지 0 총각딱지 犬毛/趙源善 노가老哥야 어이하여 넋 놓고 어물 쩡 거리시나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물이냐 술이냐 똥이냐 오줌이냐 가릴 때가 아니지 저렇게 물 좋은 색시자리가 또 어디 있다고 쭈빗쭈빗 주춤거리는 거여 슬쩍 더듬어 어찌어찌 손을 잡았으면 눈 질끈 감고 후다닥 다리 걸어 잡아 돌려 엎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20
왁자지껄 0 왁자지껄 犬毛/趙源善 또 때가 됐지 아마. 하도 곯고 살다보니 배고픈 것도 잊어 속이 쓰리네 그려 이 냄새하고 이 무슨 난리亂離여 사방에서 탕 탕 탕 탕 탕 우당탕 쿵 탕 갈비탕 설렁탕 곰탕 추어탕 보신탕 내장탕 대구탕 알탕 까지 제가끔 원조元祖라며 사진 박은 깃발 펄러덕 펄러덕 으뜸으로 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9
죽어도 좋아 0 죽어도 좋아 犬毛/趙源善 그저께 눈을 훌러덩 뒤집어 파내더니 어제 귀를 쑹덩 잘라가고 오늘 코마저 쓱싹 베는구나. 인정머리라곤 전혀 없는 기막히게 잔인한 너. 호랑이보다 무서운 건 곶감 서울사람보다 지독한 게 바로 봄. 벚꽃 휘황찬란한 그림 꾀꼬리 아리따운 사랑노래 아카시아 천지진동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8
*공통점 0 공통점 犬毛/趙源善 저금통은 아낀 푼돈만 겨우겨우 씹어 삼키고 누구는 공짜 큰 돈만 덥석덥석 씹지도 않고 핥아 삼키고 새는 배고파 벌레 잡으러 헤매느라 뼛속이 텅 비고 누구는 배불러도 한탕 칠 오만 잡생각에 골속이 텅 비고 개는 가난한 빈집이라도 충정으로 지키느라 짖고 누구는 뜬구름 잡..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
호칭 0 호칭呼稱 犬毛/趙源善 날더러 똥 묻은 누가 철밥통 또는 봉투장사라고 손가락질 하는 데 난 요리를 배달하지도 않으려니와 봉투를 주거나 봉투를 받거나 봉투를 사거나 봉투를 팔지도 않아요 가끔 어디가면 어쩌다 사장님(?)이라고도 하더군요 그런데 무어라 찧고 까불어도 난 별로 신경 안 써요 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
안개바다 0 안개바다 犬毛/趙源善 이런! 밤새워 그토록 색色을 밝히더니 첫새벽에 기어이 제 서방을 잡아먹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남정네 천마산天麻山의 둔중한 초록草綠허리를 단숨에 뭉텅 여인네 안개의 하얀 속치마가 휘감아 보얗게 줄줄 녹여버렸다 둥둥 떠다니는 정기精氣의 비린 내음. 아 아 어찌 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
*낙산사에서 0 낙산사落山寺에서 犬毛/趙源善 그 둘의 타락이 심하여 하늘 보시기에 노怒하셨더라. 심판審判의 날 그 녀 - 동해東海 이제 그녀의 소리는 더 이상 즐거운 노래가 아니었다 코앞 비명을 듣고 벌겋게 눈뜨고도 아무리 악 쓰며 마음 동동 굴러도 눈물이 범벅되도록 울어도 열쇠 없는 하늘의 정조대貞操..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