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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이야기

犬毛 - 개털 2006. 4. 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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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이야기

犬毛/趙源善



거기 아무나 못 가

반드시

무료無料 초대권만 검증檢證 발행하며

나갈 때만 자동 검표檢票하는 초현대식超現代式 희귀稀貴동물원이란다.


곡괭이 하나 들고 온 건달 어느 놈

뒷담 하수구 밑에 몰래 굴 뚫어

뒷구멍 값 슬쩍 챙기다 보니 제법 쏠쏠 하더라고

이놈 저놈 눈 불거져 사방에서 그 짓들을 하는 데

동물원 담 뺑뺑 돌려

이 구멍 저 구멍

콧구멍 귓구멍 땀구멍 오줌구멍 똥구멍에

개구리구멍 병아리구멍 쥐구멍 족제비구멍 개구멍 염소구멍까지

그 동물원 구경 못하면 사람도 아니라고 바람 잡아

구경꾼이 인산인해人山人海더니 어느 구멍 출신出身까지 따진다고

아 하! 이젠 동물動物이 사람을 구경 하는구나

낮엔 제각각 겉으로 으스대지만

속으로는 썩어 곪아터진 뒷구멍 하수下水 냄새 진동하고

해질 무렵엔

각각 제 기어 들어온 구멍 찾느라 대大 혼란混亂의 도가니더라

이 구멍은 뻐꾹뻐꾹 저 구멍은 뜸북뜸북

킁킁 후비적후비적 질질 줄줄 부지직부지직

개굴개굴 삐악삐악 찍찍 후다닥 멍멍 매-애

“열려라 참깨”처럼 싸구려 암호暗號소리가 난리亂離 저리가라니

진짜동물이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무리

구멍에서 모든 게 시작되어

구멍 드나들며 구멍 속에서 헤매 놀다가

구멍으로 되돌아간다하지만

앞으로 못 들어가면 뒤로라도 들어간다고 

쥐구멍 찍찍 20060401호

이건 좀

거시기하다.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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