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눈탕 견모 조원선 새하얀 눈이 이불이다 답답한 몸과 마음이 가렵다 홀라당 벗고 눈밭에 나간다 눈을 오드득오드득 씹어삼킨다 눈위에 나뒹굴어 비벼댄다 속과 겉을 빡빡 씻어낸다 소름끼치게 시원하다 아 아! 이제부터 나는 몸과 마음이 새하얀 사람이다 눈처럼! (210108) 눈빵 견모 조원선 새하얀 향 새새하얀 살 새새새하얀 맛 (210108) 눈등 견모 조원선 하얗게 눈 부시다 눈물 난다 눈 미쳤다 하얗게 (210108) 詩 (2021년) 2021.01.09
술 권하는 여자 술 권하는 여자 견모 조원선 술이라면 진저리치며 눈을 뒤집는 아내가 적포도주 한 잔을 불쑥 내민다. 새콤쓰구드름(?)하다. 우와! 이게 웬일이다냐. "이거 포도주에 양파를 담근 거야. 이명에 좋은 약이래." 헉 ㅡ 이여자 제서방 울리는 데 선수다. 눈물난다. 흑흑. (210108) 詩 (2021년) 2021.01.08
동면하는 세상 동면하는 세상 犬毛 趙源善 감나무아래 길고양이 한 마리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꼭 다문 이빨사이로 냉동된 기억이 혀를 깨물었습니다. 살아있었다는 사연이 아주 생생합니다. 살그머니 손수건을 덮어줍니다. 꼭대기에 달랑 까치밥이 무서운 폐쇄회로 텔레비전입니다. 나를 암고양이의 사타구니나 더듬는 치한으로 인식합니다. 민주경찰도 인권변호사도 시민배심원도 내편은 아닐 겁니다. 어쩌자고 그들이 동포의 심장을 저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족쇄를 차면 나도 저렇게 얼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세상이 동면하는 동안 아름다운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갑니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소스라칩니다. 詩 (2021년) 2021.01.07
나무들의 합창 나무들의 합창 견모 조원선 대나무만 외치는 게 아니더라 먼나무도 외치고 삼나무도 외치고 뽕나무도 외치고 밤나무도 외치고 향나무도 외치고 귤나무도 외치고 잣나무도 외치고 감나무도 외치고 참나무도 외치고 나무란 나무는 다 알더라 ㅡ 임금님이 벽에 똥칠을 한다고 ㅡ (21.01) 詩 (2021년) 2021.01.07
코로나 왈 코로나 왈 견모 조원선 너희는 모두 하루방이 되어라 입 닫고 코 덮고 눈 가리고 귀 막고 손 모으고 발 묶고 날 잡아잡수하고 엎드려라 그리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노라 (21.01) 詩 (2021년) 2021.01.06
얼음공주를만나서 얼음공주를만나서 견모 조원선 으악여기서미끄러져자빠지면바로골로간다며벌벌벌기면영감태기 으악이게웬처녀젖꼭지냐며그림앞에서넋놓고침질질흘리면예술가 (210105) 詩 (2021년) 2021.01.05
돼지 가라사대 돼지 가라사대 견모 조원선 인간들아 제발 내앞에 절 하지마라 보고싶지 않고 듣고싶지 않고 냄새조차 싫구나 죽어서도 치가 떨린다 (210104) 詩 (2021년) 2021.01.04
개털 개털 견모 조원선 무조건 그 누구와 싸워도 이기지 않는다 그 무엇과 싸워도 이기지 않는다 솔직히 그 누구와 싸워도 지지는 않는다 그 무엇과 싸워도 지지는 않는다 (210103) 詩 (2021년) 2021.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