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0 의자 犬毛 趙源善 하루 온 종일 가장 오랫동안 몸뚱이를 부비며 떼려 해도 지겹게 들러붙는 밀접한 관계 슬쩍 걸치면 덥석 껴안고 빙글빙글 몇 번 돌아 다양한 군상들을 척척 마음대로 찍어내는 마술사 하지만 겉 다르고 속 달라서는 안돼 항상 바르게 깊숙이 궁둥이 들이밀고 허리를 곧추세워 키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20
중간고사中間考査 0 중간고사中間考査 犬毛 趙源善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이 있을 수 없는데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사람을 평가하여 과연 얼마만큼 점수를 매기겠느냐 사람은 명줄을 놓을 때가 배움의 끝이라 하니 그저 좋은 사람 되라는 깊은 뜻의 본보기로 회초리를 달게 받아라. 꽃이 예뻐서 벌과 나비가 꼬이는 게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29
척 0 척 犬毛 趙源善 못 들은 척 슬쩍 고개 돌리며 전혀 딴청 피우고 못 본 척 머리 처박고 엎드려 꾸벅꾸벅 졸다가 못 이기는 척 꼬랑지 흔들며 궁둥이 살짝 들이대고 진짜 복종하는 척 혀로 한두 번 쓱쓱 핥아주면 깜박 넘어가 좋아한다. 우리 집 개처럼 이렇게 해야 귀염 받지 성질 콱 죽여야 해 그래 맞..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22
짝 0 짝 犬毛 趙源善 한짝 구두한짝 내구두한짝 간디구두한짝 비렁뱅이구두한짝 신데렐라유리구두한짝 값이비싸든싸든문제아냐 공짜로줘도받아도주워가도 한짝으로는아무쓸모가없는것 화투도둘이치고뽀뽀도둘이하지 짝이있어야하고또짝이맞아야하고.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3
셈 속 0 셈 속 犬毛 趙源善 바리캉으로 박박 민 알대가리 여기저기 기계충 반점 쥐의 시체에서 잘라내야만 했던 꼬랑지 모두 모여 단체로 먹던 회충약 미국의 원조 샛노란 옥수수 가루 죽 카키색 군복 상이용사의 쇠갈고리 손 허리에 질끈 동여맨 책보자기 희거나 검거나 딱 두 가지 색깔 고무신 유엔 팔각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01
약藥 광고 0 약藥 광고 犬毛 趙源善 소화 잘 안되고 머리 아프고 온갖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리며 뒤끝이 항상 구려서 늘 기분 찝찝하고 짜증으로 뭉치신 분들 눈 딱 감고 한번만 잡숴보세요 좀 답답하거나 무척 아쉽거나 오히려 열 받을 때도 간혹 있지만 처음엔 다 그래요 손에 땀이 졸졸 흐르기도 하고 등줄기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3.20
오줌 0 오줌 犬毛 趙源善 도도하고 늠름하게 흐르는 저 강江을 보라. 강산江山을 여섯 번째 뒤집는 동안 훔쳐보고 주워들은 대단한 뭇 진리眞理들이 하나 씩 하나 씩 닳아빠진 어금니로 차곡차곡 곱씹혀 눈물 콧물이 되더니 목구멍을 꿀꺽 휘돌아 둥둥 심장心臟의 박동에 떠밀려 가슴을 꿰뚫고는 창자벽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3.15
촌음寸陰 0 촌음寸陰 犬毛 趙源善 1 2 3 4 5 6 7 8 9 10 12 14 16 18 20 23 26 29 30 34 38 40 45 50 56 정말 무섭다 여기쯤에서 더 이상 안 가고 딱 멈추면 정말 좋겠다. <0903>*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3.07
하소연 0 하소연 犬毛 趙源善 빚이 점점 늘어갑니다 욕이 점점 늘어갑니다 땀이 점점 늘어갑니다. 잠이 슬슬 줄어듭니다 돈이 슬슬 줄어듭니다 힘이 슬슬 줄어듭니다. 약이 좀 무섭습니다 꿈이 좀 무섭습니다 밤이 좀 무섭습니다. 소주를 딱 끊어야합니다 담배를 딱 끊어야합니다 커피를 딱 끊어야합니다. 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3.06
노송老松 0 노송老松 犬毛 趙源善 싫어도 시퍼렇고 좋아도 시퍼렇다 추워도 시퍼렇고 더워도 시퍼렇다 비에도 시퍼렇고 눈에도 시퍼렇다 서리에도 시퍼렇고 바람에도 시퍼렇다 향기도 시퍼렇고 색깔도 시퍼렇다 바로서도 시퍼렇고 구부러져도 시퍼렇다 사시사철 꿋꿋이 잘도 버티며 흔들흔들 시퍼렇다 이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