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0 폭우 犬毛 趙源善 소갈딱지를 녹여내며 등줄기 우려낸 국물에 바짓가랑이 덜 적셔볼까 하여 어기적어기적 키들키들 시커먼 하늘이 비웃기를 후두두둑- 들입다 퍼 붓는다 꿀꺽꿀꺽 마셔라 하수구가 목구멍이다 맞다 포도청이야 찢어진 우산 쓰나마나 늘 개꼴하고는. <08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25
중얼중얼-짝짝-히히히히-저벅저벅(오래살기 위하여) 0 중얼중얼-짝짝-히히히히-저벅저벅(오래살기 위하여) 犬毛 趙源善 누구라도 아무쪼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지. 하루 열 번 이상 웃으라기에 우습지 않아도 자꾸 웃었더니 정신이 나갔느냐 한다 하루 백 번 이상 손뼉을 치라기에 아무 때나 박수 막 쳤더니 뭔 지랄이냐 한다 하루 천 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22
긴 밤 0 긴 밤 犬毛 趙源善 초저녁부터 뜨거운 바람에 이부자리 질펀하더니만 밤새 뱃속 꿈틀꿈틀 회충처럼 노닐다가 기어코 새벽에 불덩이 대가리 비쭉이 또 내미니 빙글빙글 돌고 도는 우주의 정력은 어마어마하게 절륜하다 한강에 배 막 지나간 자리 얼른 찰칵하고 사진 찍었다 금방 죽을 거품이 그림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19
비 0 비 犬毛 趙源善 주룩주룩 어차피 젖을 마음 우산 쓰나마나 겉도 속도 온통 질펀하다 결코 하늘은 무심하지 않다. <08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04
수컷 0 수컷 犬毛 趙源善 나는 이름만으로 끝이 보여 그러니 누가 가장 오래 사나는 내 알 바 아니야 나는 명줄 내려놓기 직전까지 왱왱 날개지랄 쳐야하니까 정말 바빠 거기다 내 대가리는 너무나 작아 뭘 생각하여 갈무리할 빈 자리가 없어 아무튼 지금 여기 이 시간 내가 살아서 날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24
홀로서기 0 홀로서기 犬毛 趙源善 칠전팔기라고요? 어쩌다한번도아니고때마다누가쉽게척척손내밀어줍디까? 형제가그러합디까? 친구가그러합디까? 자식이그러합디까? 아내가그러합디까? 딱믿는한구석부모님이라면혹여모를까 어차피나자빠지면엉금엉금제힘으로일어나야지 죽을때도결국혼자아닙니까? 사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10
부부夫婦 0 부부夫婦 犬毛 趙源善 뭉그러트려져도 하여튼 두부가 쑹덩 잘린다는 명백한 사실 일단 빼어들면 포악한 무기 인연이라는 것 하늘 큰 뜻이 차곡차곡 담겨있어 눈 흘겨 아옹다옹 치고받고 밀고 당기는 것 다 한 때 깨진 쪽박은 아무리 잘 꿰매도 물이 샌다는 진리 바다가 뒤집혀도 절대 서로 등 돌리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21
티끌 0 티끌 犬毛 趙源善 흙 한 줌 풀 한 포기 돌멩이 한 개 들꽃 한 송이 새우 한 마리 미꾸라지 한 마리 개미 한 마리 닭 한 마리 소 한 마리 구름 한 점 비 한 방울 말 한 마디 술 한 모금 사랑 한 조각 나 한 목숨 화들짝 번개 같은 한 순간 이 모두 다 부질없는 한 미물微物 아 아 허망虛妄한 티끌 한 오라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19
그게 그거지 0 그게 그거지 犬毛 趙源善 칭찬과나무람고픔과배부름쓴맛과단맛사랑과미움행복과불행 신의와배반천국과지옥인사와욕설시작과끝선과악온과냉 세상만사모두다우물쭈물잠시망설이는아주짧은사이 제손바닥뒤집는것처럼몹시쉬운순간적선택인것 눈한번질끈감는겨우먼지단한끝의차이. <08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17
공존共存 0 공존共存 犬毛 趙源善 뒤뜰 낮은 담장 위에 새 먹으라고 빵가루 뿌려주고는 종이컵에 물까지 떠 놓았지 깨끗이 드셨어 잘했지? 그래 난 참 착한 놈이야 아 아 거기 개미 한 마리 익사하여 둥둥 뜬 시신 너무 애처로워 뭉클 가슴 쓰리니 잘못했지? 그래 난 참 나쁜 놈이야 아 아 그러려고 한 짓이 결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