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버티기 犬毛 趙源善 해가 뜨고 지는 게 아니다 산과 바다가 뜨고 지는 게지 세월이 흐르는 게 아니다 너와 내가 흘러가는 게지 진리를 모르는 게 아니다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게지. <1302> 詩 (2013년) 2013.02.15
스마트 폰 스마트 폰 犬毛 趙源善 이 세상 모든 것이 겨우 손바닥 안의 반 뼘 널빤지 속에 몽땅 들어있어서 보고 읽고 쓰고 지우고 밀고 당기고 좁히고 벌리고 캐고 말하고 퍼뜨리고 찍고 그리고 알리고 보내고 듣고 노래하고 춤추고 욕하고 넣고 빼고 찾느라 온통 널빤지에 폭삭 빠져 사람끼리 주.. 詩 (2013년) 2013.01.30
거품 거품 犬毛 趙源善 성질대로 게거품 물지 마라 인격이 들어 나니라 생맥주는 거품이 맛을 좌우하고 바다가 뒤집혀 거품 물면 해일 아니더냐? 큰 거품 만나거든 쥐 죽은 듯 납죽 엎뎌 기다려라 거품은 그저 가만 놔두면 제풀에 가라앉는단다. <1301> 詩 (2013년) 2013.01.28
황태는 세 번 죽는다 황태는 세 번 죽는다 犬毛 趙源善 긴긴 겨울 모진 추위 눈보라 속 발가벗겨 아가미 꿰어 풍장風葬 치르고. 막무가내로 몽둥이질 패대던 끝 처참하게 온몸 갈기갈기 찢어 발리고. 허연 무 쪼가리 위에 시뻘건 고춧가루 뿌린 펄펄 끓는 물에 삶아지고. <1301> 詩 (2013년) 2013.01.23
안목眼目 안목眼目 犬毛 趙源善 저 멀리 놓고 보니 큰 산은 아주 작고 흰 눈은 더욱 희다 뭇 사람 바라볼 때 폭 넓게 멀리 보자. <1301> 詩 (2013년) 2013.01.23
꼬치 꼬치 犬毛 趙源善 삶의 꼬챙이에 용기와 희망과 의욕과 활력과 보람과 행복을 줄줄이 꿰어 구수한 입담으로 튀겨낸 맛 엄청난 눈요기 시장市場이 온통 반찬이다. <1301> 詩 (2013년) 2013.01.21
허무 허무 犬毛 趙源善 한밤 중 달랑 문자 한 줄 000소천 - XX병원장례식장 - 발인:19일8시 눈보라 속 훌쩍 가버린 그놈. <1301> 詩 (2013년) 2013.01.18
기대치 기대치 犬毛 趙源善 대충 어림잡아 칠십오 년 치면 총 27,375일. 멋모르고 칠 년 공부 십육 년 군대 삼 년 먹고 살고 키우는 데 삼십 년 병치레 십 년 나머지 중 삼분지 일은 잠자는 시간 9 년 = 75 - (7 + 16 + 3 + 30 + 10) 6 년 = 9 - {9 x (1/3)} 병치레 십 년은 보너스 미지수(?)로 접어두고 진짜 내 시간.. 詩 (2013년) 2013.01.16
손톱을깎기가겁나는나이 손톱을깎기가겁나는나이 犬毛 趙源善 이미오십부터부위별로보수공사를하면서들어선육십이다 별쓸모없는이놈이여타의내부속기관중에서가장튼실하다 먹는게온통다그리가는지옥수수나무크듯쑥쑥잘도자란다 돋보기끼고이놈을손질하다가아차실수로살점을도려낸다 사실꽤아프지만아.. 詩 (2013년) 201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