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薔薇의 비밀秘密 0 장미薔薇의 비밀秘密 犬毛 趙源善 늙은 벌 한 마리 붉은 장미꽃 한 송이 앞에 쭈그려 한 잔 독주毒酒처럼 짙은 향香에 취해 동공瞳孔 흐물흐물 풀어지니 겹겹이 진한 핏방울 떠받치는 오각五角의 푸른 별 숨은 거기 그 아래 어머니 자궁子宮같은 영원한 샘 있어 가시가 지키는 날카로운 비밀秘密 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22
키스 0 키스 犬毛 趙源善 그대여 오늘 불쑥 오월 바람타고 소름끼치게 이 향을 느꼈소 그대여 이 향 맡으면 난 숨 꼴까닥 멎어버리오 그대여 흰 머리카락 치렁치렁 감춘 이 향에 흠뻑 빠져 그대여 죽는 날까지 이 향 못 잊고 킁킁거릴 터 그대여 나 지금 이 향에 취해 가슴 두근거리는 중이니 그대여 어서 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10
배꽃 화냥질 0 배꽃 화냥질 犬毛 趙源善 봄바람 야실야실 불어 배밭 가랑이 쪼물락 쪼물락 간질이더니 엊저녁 몰캉몰캉한 빗방울 꼬드김에 흠씬 녹아 드디어 이 새벽 온통 발라당하고 꼭지를 세웠구나! 아 아 - 아마도 며칠 내에 사지 부들부들 떨면서 완전히 미쳐 하얗게 뒤집을 게야 그리하여 그 배릿한 향내 온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3
목련 0 목련 犬毛 趙源善 그대는 아는 가 어제 그리도 찬란하던 황홀한 아름다움의 끝이 오늘 갈가리 찢겨 짓밟혀 문드러지는 허무한 참혹함이라는 것을. 어쩌란 말이냐 네 들춰진 치마야 슬쩍 다시 걷어 내리면 된다지만 저 꽃잎 점점이 흘린 핏방울 저 뼈저린 아픔 저 가련.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8
춘화春畵 0 춘화春畵 犬毛 趙源善 목련이 촌년 살랑 살랑 바람에 물 잔뜩 올라 겉옷도 안 입고 살짝 나서서 딱 한번 가랑비 입질에 홀까닥 숨 넘어가 삽시간 훌러덩 홑 속곳 벗어 던지니 이슬진 몽우리 좍 벌어진 희디흰 속살이라니 허걱 봄이란 놈 꿀꺼덕 복 터졌다.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4
이끼 0 이끼 犬毛 趙源善 뒤뜰 주차장 사철 그늘진 긴 의자에 앉아 담벼락 틈바구니 다소곳한 이끼 한 무리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쩌다 햇빛 바라보면 안 되는 팔자 타고나 촉촉하게 늘 물기 머금어 하늘하늘 곱디고운 초록비단으로 옹기종기 보송보송 속삭속삭 뉘 들을세라 꿈 이야기 나누는 곱상한 저 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04
일편단심 0 일편단심 犬毛 趙源善 꽃말이 그러하더이다. 보시시 물기 머금은 희디 흰 살결 눈부신 청순 고고히 번진 영롱한 다섯 방울 피 절개의 선명한 약속 송알송알 꽃술 드러낸 고물 향까지 은근하니 엉덩이라 해도 참 복스럽고 젖꼭지라 해도 아주 탐스러워 진딧물, 개미 아니라도 줄줄이 벌레 꾀여 단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13
장미의 피 0 장미의 피 犬毛 趙源善 요화妖花의 입술인가 소름끼치도록 신비로운 색감色感 발정發情의 오묘한 향기香氣 황홀恍惚이야 근데 그거 오뉴월 한 때지 이내 초하初夏 질주疾走하는 햇살에 심장心臟 꿰뚫려 뚝 뚝 뚝 뚝 선혈鮮血 흘린다. 벌이 꼬이지 않는 장미는 새빨가니 무언가에 슬프다 그래서 짓..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