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통 0 심통 犬毛/趙源善 샛노란 잎 자지러지게 뒤흔드는 바람아 모란시장市場 천막 같은 왁자지껄 시커먼 구름이나 쫓아주렴 눈요기라도 배 좀 실컷 채워보려는데 어이하라고 고픈 놈 더 춥게 자꾸 옷만 베끼려드누.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3
밤에 미운 막내 0 밤에 미운 막내 犬毛/趙源善 내닉네임이개털인데처음접하는사람들이다웃는다허구많은중에 왜개털이냐고하지만난개털이좋다우리막내가진짜개인데이름이 <맥>이다푸들스탠다드갈색10년생숫놈이다덧니박이에입가에사 마귀도한개달렸고이게불여우뺨칠정도로능구렁이에눈치꾼이라 온식구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3
돌하르방 0 돌하르방 犬毛/趙源善 나 온통 곰보올시다. 한 때 정열情熱의 벌건 불덩이로 껄떡거리던 대단한 청춘 어찌어찌 모진 풍파風波에 흠씬 사그라진 어느 날 웬 굶은 면도기面刀機가 생 수염 쥐어뜯는 통에 흰 털 검은 털 움푹움푹 살점까지 뜯기고 구멍마다 세상먼지 켜켜이 차고 들어앉아 볼따구니마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2
캄캄 절벽 0 캄캄 절벽 犬毛/趙源善 세상에 눈 씻고 보아도 믿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으니 무인도든 심심산골이든 어디로 가긴 가야겠는 데 내게 들러붙은 게 주렁주렁 이니 어쩌나 참 거시기하네 휴 - .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1
고발告發 0 고발告發 犬毛/趙源善 내 아내 당신 2005.10.28.19:00부터 2005.10.30.13:00까지 나 본인이 피치 못할 한계상황에 빠져 대처할 수 없는 입장일 때 마취 및 투약과정에서의 볼 찌르기 수회 환부소독, 양치 및 세면과 용변 시 엉덩이 꼬집기 수회 까불지 마! 당신은 내 손안에 있어! 등의 언어폭력 수회 등등 평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30
무료無聊 0 무료無聊 犬毛/趙源善 백색 벽 좌표 1028의 짓뭉개진 박제모기의 피는 구수한 육포빛깔이고 땡그르 툭 내 피를 밀어붙이는 링거수액의 연주는 맑은 소주방울이며 철컥 철컥 밤낮없이 주절거리는 시계소리는 아픈 항생제처럼 엉덩이를 찌른다. 푼수 같은 놈이 자빠져 누운 여기가 바로 온갖 생각들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30
수술 0 수술 犬毛/趙源善 잘리지 않은 두 다리가 내 다리이면서도 나를 거부하니 지금 나의 아랫도리는 분명히 시체다. 어쩔 도리 없이 엎드려 온 신경을 모아 등 뒤의 시체작업을 오로지 소리로 지켜보는 시간 삑 삑 삑 삑 삑 110에 60이요 120에 70이요 130에 80이요 선생님 두개는 잡았는데 한 개가 어디로 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30
영원한 술래 0 영원한 술래 犬毛/趙源善 뻔 한데 못 찾는다. 노란 은행잎 그림 딱 하나만 예쁜 조간신문의 더러운 활자 뒤 그나마 남은 체온을 앗아가는 섬뜩하리만치 차가운 좌변기 위 늘 버린다면서 미련이 남아 사계절의 발 냄새로 만원인 눅눅한 신발장 속 탱크처럼 줄맞춰 늘어선 음습한 지하주차장 내 스타렉..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27
개새끼! 0 개새끼! 犬毛/趙源善 아름다운그녀의입술에서태연스레흘러나온한마디를듣는순간하늘이와르르 무너져내린다 곧이어그녀의내공이실린나무젓가락한짝이내이마정중앙에박혀파르르떨며 마치정전처럼의식의흐름이끊겼다 아아!긴밤지새워곰곰되뇌이며생각해보니참으로기막히게잘표현한한마디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25
근조謹弔 0 근조謹弔 犬毛/趙源善 천적天敵 잃은 자유自由의 투사鬪士 배 너무 고파 산울山鬱 넘어 창덕궁昌德宮 신문고申聞鼓 울리려다 무조건無條件 도살屠殺 당해 끝내 요절夭折하다. 삼가 애도哀悼 하노라.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