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處身 0 처신處身 犬毛/趙源善 눈에 보이느니 모다 꼴불견이라 눈꺼풀이 시다 아예 콱 감아버렸더니 일순 동공瞳孔 맑은 물에 장구벌레 한 마리 징그럽게 꼼실대다 순식간에 수천의 모기떼로 얼굴을 급습한다 핏방울이 비처럼 아프다. 어찌 뜨느냐 감느냐 긴 망설임 끝 당분간 사시斜視로 살아보자 잠정暫..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4
안하무인眼下無人 0 안하무인眼下無人 犬毛/趙源善 쥔장 아랑 곳 없지 눈치코치도 안 봐 염치는 물론 잠시 눈도 안 붙이고 틈만 나면 쑥쑥 모진 세월도 거침없이 저 홀로 슬금슬금 커지고 길어지는 못 말리는 주책덩어리 꼴에 정조관념貞操觀念은 천하일품天下逸品. 톱과 털.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3
어느 날 0 어느 날 犬毛/趙源善 까끌까끌한 턱수염감촉이 그리워지는 날 누리끼리해서 텁텁한 막걸리 냄새가 나는 날 등뼈가 곧 부러질 것같이 허리 아픈 날 늙은 고아임이 가슴 저리게 느껴지는 날 동그란 쇠 문고리가 불현 듯 잡고 싶은 날. 내가 아버지이면서 아버지가 보고 싶은 날.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3
자폭自爆 0 자폭自爆 犬毛/趙源善 오늘 서울하늘이 내 눈에 찌푸리다 못해 검어 그래서 서울가을은 단풍을 마다하나보다 그걸 기다리다 목 빠진 나 - 자칭 테러리스트 넘버 식스나인 빈 논에 허수아비로 선 아버지의 아들 오갈 데 없는 낟알들의 아우성과 딸꾹질에 취해 니트로글리세린을 퍼 마시고 의안義眼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1
관음증觀淫症 0 관음증觀淫症 犬毛/趙源善 이 가을 밤마다 몰래몰래 슬금슬금 앞집 담벼락에 붙어 숫처녀 붉은 알몸 구경하려 기웃거리는 데 아 그년 아기단풍 도통 옷을 안 벗으니 까뒤집은 내 눈썹 하얗게 다 세겠네.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1
그림자 0 그림자 犬毛/趙源善 이놈 지독한 놈 사면발이 같은 놈 무얼 더 빨아 처먹으려고 내 꼬랑지 비틀어 매달려 죽자 살자 이 짓거리냐 뒤돌아보면 폭 안기고 또 돌아보면 착 들러붙고 죽어라 짓뭉개고 죽어라 짓밟아도 끄떡 않는 밤낮없이 시커먼 지겹게도 질긴 놈 어쩌란 말이냐 이놈아 이 웬수 같은 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0
불꽃에 죽다 0 불꽃에 죽다 犬毛/趙源善 눈 한 송이 비 한 방울 부나비 한 마리가 타오르는 모닥불 꽃에 활활 뛰어들음은 네가 미처 모르는 사연 있을지도 몰라 침 바른 입술로 쉬이 쯧쯧 하지마라 네 곪은 가슴의 상처 껍질을 벗겨 거기 소금을 박박 문질러 햇빛에 까 발라놓고 가만히 눈 감고 생각해봐라. 아파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09
그믐달 0 그믐달 犬毛/趙源善 이 밤 어인 사연으로 여인의 눈썹 한 쪽이 새까만 하늘 은하수 저 뒤로 야금야금 앵돌아지는가.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08
맛 0 맛 犬毛/趙源善 사흘 굶은 텅 빈 가슴 첫 한 모금에 혀끝 엉키자마자 왕王밤송이로 돌변突變해 전신全身을 훑어 배꼽위에 거대巨大한 폭죽爆竹처럼 터지면 팡 ! 비 오듯 가시 표창&#37858;槍들이 마취痲醉도 않은 등줄기와 장딴지에 팍 팍 팍 팍 무수히 꽂힌다. 아 아 소름끼치는 그 전율戰慄 극치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