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르방
犬毛/趙源善
나 온통 곰보올시다.
한 때
정열情熱의 벌건 불덩이로 껄떡거리던 대단한 청춘
어찌어찌 모진 풍파風波에 흠씬 사그라진
어느 날
웬 굶은 면도기面刀機가 생 수염 쥐어뜯는 통에
흰 털 검은 털 움푹움푹 살점까지 뜯기고
구멍마다 세상먼지 켜켜이 차고 들어앉아
볼따구니마저 축 늘어지니
엄청난 통증痛症에 눈 부라려진 얼굴
두 손 깍지 끼고서
두 발마저 그 자리에 얼어붙었지
바람에 날려 식어진
우울한 행복幸福
시커멓게.
나보고 웃는 다구?
<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