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棺) 0 널(棺) 犬毛 趙源善 귀도 코도 이미 썩어 버렸지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에워싼 벽壁 속 꼬부랑 얕은 잠자는 동안 축 늘어진 혓바닥마저 누군가 강제 추행醜行했어 수많은 미뢰味蕾들을 삽시간에 대패질해서 뿌리 뽑힌 세포細胞가 마치 정자精子처럼 꿈속에서 허둥지둥 유영遊泳하네 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9
기러기 아빠 셋째 날 일기 0 기러기 아빠 셋째 날 일기 犬毛 趙源善 정말 이러면 안 된다 어딘가 문제가 있다 나사가 하나 빠져 헐거워져 무언가 망가지는 느낌 사실 솔직히 말해서 - 핑계를 대는 건 아니다 난 한사코 싫다고 하며 어제도 마셨노라고 마다했는데 자꾸 딱 한 잔만 하자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쩝쩝 모질지 못한 게 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7
기러기 아빠 둘째 날 일기 0 기러기 아빠 둘째 날 일기 犬毛 趙源善 어제의 음주가 늦잠을 불러-내 밥 차려 먹기는 이미 틀렸다 출근해서 컵라면이나 먹어야지 허둥지둥 고양이 세수하고 정성껏 고기 한점 얼른 볶아 개밥 비벼준다 아내가 여행 떠나며 내게 당부한 제일 중요한 사항-저 놈이 내 상전이다 난방 끄고 전등 끄고 TV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6
기러기 아빠 열흘 - 허 허 허 호주작전作戰 0 기러기 아빠 열흘 - 허 허 허 호주작전作戰 犬毛 趙源善 아들 만나러 간다는데 어쩔 것이여 오십을 반 꺾은 처지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입 다물어야지 허 허 허. 냉장고 1단 - 밑반찬, 직접 꺼내 먹을 것들 2단 - 덜어내어 먹을 것들, 양념한 돼지고기와 소고기 김치찌개 큰 냄비 전기밥솥..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4
욕 0 욕 犬毛 趙源善 불쑥 입이 근질근질하다. 이런 염병 앓다가 뒈져 썩어 육시랄 연놈의 새끼들아! 금방 속이 후련하다. <08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2
올가미 0 올가미 犬毛 趙源善 팔불출 좋다. 당신이 던진 향내 나는 미끼 한번의 망설임 없이 덥석 물어 덫에 갇혀 버린 게 내 일평생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노라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렇게 말해야한다 그렇게 말했다 그게 맞는 말인걸 뭐. 매듭 안 풀리는 올가미. <08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1
바위 0 바위 犬毛 趙源善 모처럼 산꼭대기 올라 이름 없는 바위를 마주한다, 내가 이 바위를 타고 앉느냐 아니면 이 바위가 나를 깔고 앉느냐 내가 몇 살이냐 그러면 이 바위는 과연 몇 살이냐 내가 말없이 자리를 비워준 엉덩이는 몇 개냐 이때까지 이 바위가 보듬은 엉덩이들은 과연 몇 개냐 내가 이 바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20
11월부터 0 11월부터 犬毛 趙源善 달력에 하루걸러 동그라미 춤춘다. 만난다는 것 술 질탕 마시고 욕 지겹게 나누고 추억 두고두고 씹지만 돌아서는 등짝 후줄근하고 호주머니 짤랑거리는 동전이랑 퀭한 꼬락서니 한물간 동태눈이니 이러면서 아무튼 또 한살 주워 먹나보다. 딩동-딩동 길도 없는 하늘을 무사통..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9
요리料理 3 0 요리料理 3 犬毛 趙源善 식단표가 박살났다. 후후 불어가며 쩝쩝거리려던 오늘 저녁 무궁무진한 수제비의 단꿈이 깨어졌다 쫀득쫀득한 밀가루 반죽이 공중에 붕붕 날고 얼큰 시원한 조개국물이 왕창 뒤집어 쏟아졌다 새빨간 깍두기가 긴 오줌줄기로 녹아내려 흘러간다 이 사단의 원인은 술꾼 강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8
요리料理 2 0 요리料理 2 犬毛 趙源善 어쨌든 밤은 즐거워야한다. 오늘저녁 아내는 탕수육이다 보글보글 튀겨져 가을처럼 마른 살점 은행잎 노란 빛깔 따사하니 걸친 속옷 보드라운 솜이불 방금 목욕한 듯 김 모락모락 군침 꿀꺽꿀꺽 눈 질끈 감고 고춧가루 노니는 양념간장 찍어 얼른 한점 씹으면 아삭아삭 바삭..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