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 - 개만도 못한 0 이무기 - 개만도 못한 犬毛 趙源善 상놈의 팔자라 일찍이 죽었던 보릿고개가 귀신으로 나타나 냄비바닥 박박 긁어 구멍 내는 바람에 맨밥 말아 먹던 물조차 뚝뚝 새고 간장 찍은 손가락 쪽쪽 빨다보니 뼈다귀가 허옇게 드러났네요. 어쩌다 운이 지독히 좋아서 가위바위보로 벼슬하신 양반 이쪽 패 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12
무 0 무 犬毛 趙源善 해떨어진건널목은늘바쁨니다 질척거리는날씨가걸음을재촉합니다 무심코그냥지나치다가뒤꼭지가간지러워돌아섭니다 할머니그윽한눈길이내게꽂힙니다 왠지모르게가슴이짠합니다. “웬무를사왔어요?” “나물무쳐줘요!” 오늘밤은아내가슴을파고들렵니다 까맣게잊었던엄마젖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11
비결秘訣 0 비결秘訣 犬毛 趙源善 하루 딱 두 번 아주 쉽고 간단해요 오늘저녁부터 당장 시작 하세요 돈도 안 들고요 말도 필요 없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껏 하셔야 해요 무조건 일단 해 보시라니까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밤에 잠들기 전 제일 마지막 아내 손을 꼭 잡아주세요. 그냥 그거에요 정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10
등산登山 0 등산登山 犬毛 趙源善 모자나 신발이나 옷이나 배낭이나 지팡이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 사방천지 온 산에 오르락내리락 주섬주섬 놀고 먹자판 해롱거리면 안돼 맨발에 빈손이라도 정중해야 해 산이 조용히 말하는 걸 한 마디라도 알아들어야지 메아리는 낯가림이 없어서 아무나 친구같이 막 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9
겨울비 내리는 이유 0 겨울비 내리는 이유 犬毛 趙源善 과학적 기상학적 추론은 골치 아프다 컴퓨터 분석이 뭐 어쩌고저쩌고 꼴값 떨어도 종종 틀리더라. 뼈아픈 슬픔 모락모락 치솟아 엄청난 구름 되었는데 하늘이 슬픔 가엽게 보아 비로 만들어 준 거야 겨울은 슬픔 못 이기는 척 슬금슬금 꼬리 내렸고 빗방울이 슬픔 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8
남의 사事 0 남의 사事 犬毛 趙源善 살 찌거나말거나 이 빼거나말거나 욕 하거나말거나 침 뱉거나말거나 밥 먹거나말거나 병 앓거나말거나 이혼 하거나말거나 싸움 하거나말거나 환율 오르거나말거나 부도 내거나말거나 집값 오르거나말거나 전세 빠지거나말거나 풍선 날리거나말거나 굶어 죽거나말거나 일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5
있을때는정말몰랐다 0 있을때는정말몰랐다 犬毛 趙源善 있을때는정말몰랐다 그제감자조림어제곰팡이핀김치찌개오늘냄새나는양념불고기왕창버렸다 술마신네밤만그럭저럭취기로잠을불렀다 빈집문열면썰렁하고깔린이부자리진짜섬뜩하다 양말벗는것조차귀찮다 다섯번날밤지새우며풀죽은개에게묻는다-“너보기에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4
밭 0 밭 犬毛 趙源善 게으른 놈 밭 탓하며 툴툴거린다. 물 나면 샘 파고 돌 주워 탑 쌓고 풀 뽑아 거름 묻고 해 잘 들게 하고 바람 통하게 하고 벌레 잡아주면 돼. 부지런한 놈 아무 밭이나 잘 가꾼다. <08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2
종로 1번가 0 종로 1번가 犬毛 趙源善 알맹이는 다 깊숙이 잠수하고 껍데기들만 둥둥 떴군 속은 텅 빈 것들이 겉만 멀쩡해요 뜯어고친 얼굴이라 그럴 듯하지 막상 옷 벗기고 보면 엉망진창이야 입만 살아서 나불나불 게거품이지 거기? 밤낮없이 겅중거리는 강시&#20725;屍들 천국이라니까. <08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2.01
우주宇宙 0 우주宇宙 犬毛 趙源善 나 작은 한 점이야 나 우주의 중심이어서 나로부터 앞 뒤 양옆 아래 위가 시작이며 내 속에 웃음 사랑 행복 눈물 미움 불행이 가득 숨었지. 너 작은 한 점이야 너 우주의 중심이어서 너로부터 앞 뒤 양옆 아래 위가 시작이며 네 속에 웃음 사랑 행복 눈물 미움 불행이 가득 숨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