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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犬毛 - 개털 2008. 11. 20.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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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犬毛 趙源善



모처럼 산꼭대기 올라 이름 없는 바위를 마주한다,


내가 이 바위를 타고 앉느냐

아니면 이 바위가 나를 깔고 앉느냐

내가 몇 살이냐

그러면 이 바위는 과연 몇 살이냐

내가 말없이 자리를 비워준 엉덩이는 몇 개냐

이때까지 이 바위가 보듬은 엉덩이들은 과연 몇 개냐

내가 이 바위에게 뭘 내놓아 이길 수 있느냐

그래서 지금 이 바위가 껄껄 웃고 있지 않더냐.


진실로 아주 명백한 진실로

바위에 걸터앉은 게 내가 아니라 나를 깔고 앉은 게 바로 이 바위거늘

영원永遠은

피식 웃기만하고

좀체 말을 안 한다.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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