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둘째 날 일기
犬毛 趙源善
어제의 음주가 늦잠을 불러-내 밥 차려 먹기는 이미 틀렸다 출근해서 컵라면이나 먹어야지
허둥지둥 고양이 세수하고 정성껏 고기 한점 얼른 볶아 개밥 비벼준다
아내가 여행 떠나며 내게 당부한 제일 중요한 사항-저 놈이 내 상전이다
난방 끄고 전등 끄고 TV 전원 빼고 주방 가스 잠금 확인하고 “아빠 빨리 다녀올 게”하고 나선다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거는 순간 뭔가 허전하다-이런! 휴대폰을 안 챙겼네
다시 17층을 오른다
소파위에 비스듬히 누우신 상전님이 “웬일로 들락거리나”하고 꽁지를 몇 번 흔든다
처음부터 또 시작한다
아내거울방-안방화장실-안방-난방기-TV전원-주방-거실-화장실-애들 방은 비었고-아하 완벽하군 OK
그러면 그렇지 “견모선생 아주 잘 하셨어요”
상쾌하게 휘파람불며 대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안개가 보드랍게 솜이불을 폈다
서둘러 부릉부릉 순환도로에 올라서는 순간, 아 아 세상에 어째 이런 일이!
휴대폰 가지러 되 갔던 놈이 휴대폰을 안 가지고 나왔으니
하지만 건망증은 결코 아니다
그저 기러기아빠의 설움 한 조각이지
딸년-북경휴가, 아들놈-시드니유학, 아내-뉴질랜드여행, 겨우 나 홀로 남았는데
이리하여 우리 조가趙哥네 전화는 오늘 하루 종일 불통이다.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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