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0 죽음 犬毛 趙源善 이러쿵저러쿵아는체하지마라상상속의거기는결코진짜거기가아니라는사실! 빨강인지파랑인지검정인지하양인지기쁨인지슬픔인지행복인지불행인지어찌아냐? 네가가봤냐?내가가봤냐?다른누가가봤냐?안가본이상아무도모르는거야 너안가는거지?너못가는거지?나도너랑똑같으니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5
요리料理 1 0 요리料理 1 犬毛 趙源善 살짝 생각만 해도 등줄기에 오싹하고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오늘 저녁 아내는 물냉면이다 나는 육수에 잠긴 아내의 알맹이를 먼저 젓가락질 한다 머리카락 집듯 한 가닥씩 들어올린 면을 쪽쪽 맛나게 빨아댄다 입술이 간지럽다 아주 쫄깃쫄깃하다 아내 껍질 향기가 녹아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4
귀여운 대머리 0 귀여운 대머리 犬毛 趙源善 오늘 처음 얼굴 마주해서 서너 순배 돌았을까 이러쿵저러쿵 왈가왈부 술잔 떡하니 왼손으로 건네면서 “선생은 왜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하늘에 물구나무 세우느냐”며 “위협적이고 공격적이고 원시적이며 법도에 어긋나는 무식한 자세 아니냐?”한다 “술상머리가 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1
선線 0 선線 犬毛 趙源善 그래 바로 거기야 입술 달짝지근하고 뒤 꼭지 짜릿짜릿해서 온 몸 알싸하게 나긋나긋할 무렵 아쉬운 대로 딱 멈춰야 해 줄을 그어야지 악귀惡鬼 꼬드김에 홀려 혼魂을 더 팔아버리면 기고만장氣高萬丈 봉두난발蓬頭亂髮 곧장 나락奈落으로 빠져드는 지름길이야 죽기 무릎 쓰고 단..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10
밀월여행蜜月旅行 0 밀월여행蜜月旅行 犬毛 趙源善 그 해 그 날은 몹시 쌀쌀 했어 참 허둥지둥 거렸지 아무튼 정신이 절반折半은 나가있었으니까 날씨 탓은 아니야 처음엔 총각이라 다 그러려니 했는데 바로 그 시간부터 임자 만난 공식적 유부남有婦男으로 이십구 년간 내리 아옹다옹 밀고 당기고 던지고 받고 걸고 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8
국향菊香 0 국향菊香 犬毛 趙源善 일머리가 없는 건 아니다 내가 꺾은 것도 아니다 무심코 주웠는데 불쑥. 노랑 국화 한 송이 앙증맞은 꽃잎들 따서 하얀 백지위에 늘어놓고는 무딘 손끝으로 살금살금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이른 여든 아흔 백 백열 백스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7
오리발 0 오리발 犬毛 趙源善 살자할때도죽자할때도난그저옆구리만빌려줬어요 꿀단지꽂힌빨대도댁이입에물려줘서빨아삼켰지요 그저주절주절읊어지는대로풍월이나중얼거렸어요 언제뭘달라했나요또준다고결코약조한적도없어요 재물도명예도사랑도의리도핏줄도다별게아니어요 역마살바람타고노는백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6
단풍 0 단풍 犬毛 趙源善 거시기 쟤가 왜 저 꼴 일까 곰곰 생각해 본다 학수고대하던 새색시 맞이한 게 엊그제인데 이놈저놈 예쁘니 고우니 이러쿵저러쿵 상추 심어라 배추 뿌려라 떠들썩하더니만 개뿔같이 무슨 삼룡이 매질 당하듯 흠씬 두들겨 맞아 다리가 부러졌나? 배가 산위에 올랐건만 내려와라-내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5
십년 0 십년 犬毛 趙源善 나 열 살 때 너 없어 나 고등학교 때 너 초등학생 나 군인일 때 너 중학생 나 결혼할 때 너 고등학생 나 부장일 때 너 신입사원 나 개털인 때 너 부장. 십년이 강산을 바꾼다고 십년이 위로 형님들 까마득히 그리도 무섭더니만 십년이 아래로 동생들 휑하니 같이 놀며 맘먹자하니 십..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4
억지입법立法 0 억지입법立法 犬毛 趙源善 이건억지일지도모른다 달력에술먹는날이동그라미표로찍혀있으면정말좋겠다 술먹은다음날은가위표라서무조건휴일로쉬어야한다 이유인즉아침부터온종일하루가무한히괴로우니까 그럼날마다술만처먹는다고?아유그건안돼그러다술독에빠져죽어요 여의도둥근지붕아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