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653

감자꽃

감자꽃 견모 조원선 자식새끼 웃는 얼굴 속에 애비 등골 빼먹는 실업자 갈쿠리가 들어있고 할머니라고 공짜로 주는 보리쌀 한 포대 뒤에 다단계안마기 대금청구서 붙어오고 무상복지 사탕발림 후에 무차별 세금고지서 날아오며 잠시 눈 감았다뜨면 코도 귀도 베어가고 입술까지 훔쳐가는 세상인데 이쁜 저 꽃 쟤만 혼자서 뱃속에 속살 허연 아주 싱싱하고 듬직한 보물들을 줄줄이 품고있구나 (181102)

詩 (2021년) 2021.11.03

물영아리오름

물영아리오름 견모 조원선 우리부부 가을맞이 주2 - 3회 숨은 명소찾기. 남원읍 수망리 소재. 난이도 중. 유치원생과 초등저학년은 가운데 계단코스 무리. 그러나 가운데 계단으로 올라가 습지보고 내려와 우측 잣성으로 도는 코스 1시간30분. 기가 막힌 숲길. 내가 견딘 코스. 백두산계단 생각했음. 완전 숲 그늘 속. 최고. 강력추천. 정말 멋진 오름. 나 완전 홀림. (211102)

詩 (2021년) 2021.11.03

똥파리

똥파리 견모 조원선 애석하게도 나는 최저임금제에 해당이 안 된다 가나다라 가씨부터 카타파하 황씨까지의 모든 제품은 천태만상 가지각색이고 각각의 그 성능은 미루어 짐작할 뿐 이십사시간 철야근무하면서 지겹게 감상한다 내 목욕물은 적당한 온도와 압력으로 정조준한 물대포인데 포사격은 거의 끊임이 없다 난 완벽한 방어막을 쳤으며 어떤 집중포화와 융단폭격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나는 하얀 유리벽 속에 늘 날개를 활짝 펴고 흔쾌히 표적이 되어준다 나는 천하무적 영원무궁한 불사신이다 나는 공중변소 1길 1 - 1번지 소변기에 붙박이로 산다 (211102)

詩 (2021년) 2021.11.02

잔액 720만원

잔액 720만원 견모 조원선 10월초 양정성산모임 가서 완전 대취. 자진해서 벌금각서를 써주고 싹싹 빌었는 데. 얼마전에 고려대극회후배 영훈이랑 술 때려마시고 벌금 90만원 맞고. 어제 또 극회선배 유진(70)형과 현나(74)부부 영훈(79) 나(73) 넷이서 만나 형부부는 1차. 대낮부터 아름다운 추억의 술자리. 난 훈이랑 내가 떼 부려서 2차까지. 앗싸루비야 또 대취. 이 아침까지 어지럽다. 아내의 일갈. "야 이 미친 놈아! 죽으려고 술에 환장했냐?" 아침산책도 못 따라가고 자빠져있다. 또 벌금 90만원 맞으면 내가 아내에게 꿔준 900만원 피같은 현금에서 이제 720만원 남는다. 이런 추세(한달에 2번)라면 내년이면 내돈 다 날아갈 것 같다. 나 완전 거지되면 어찌할까 정말 걱정된다. 웃을까? 울..

詩 (2021년)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