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653

아버님 기일

아버님 기일 견모 조원선 조긍호(趙兢鎬). 1924 - 1999. 황해도 신계. 배재고보. 유도 수영선수 밴드부. 경성사범.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교장경력만 38년. 국민훈장 동백장. 6 - 25 때 양수리에서 월남자로 쫓기다가 인민군의 기총소사를 받으며 한강을 헤엄쳐 건너셨다고. 나는 1남3녀 외아들인데 국민학교시절까지 호되게 뺨맞으며 자랐고. 한 마디로 엄격 호탕하심. 모든 운동 천렵 사냥을 이미 중학 때 익혀 주셨다. 추억이 주마등이고 소설. 나 사십대초반 전교조활성기(?) 무렵. 고심끝에 관리직승진을 포기하겠노라 말씀드렸더니 "쨔샤! 네 앞길은 네가 결정해." 하심. 난 안 좋은 거 두개 똑 닮았다. 잘 참다가 욱하고 홀라당 뒤집는 성질과 술 좋아 술독에 빠지는 것. 아아! 우리 아버지 그립다! 성..

詩 (2021년) 2021.10.11

나 어쩌라고

나 어쩌라고 犬毛 趙源善 바늘귀가 “난 머리다!”하고 무수리가 “난 공주다!”하고 아궁이는 “난 불이다!”하고 나 진짜 정신없다 손을 안 씻어도 더럽고 이를 안 닦아도 더럽고 밑을 안 씻어도 더럽고 나 진짜 구역질난다 모기는 모기끼리 모이고 빈대는 빈대끼리 모이고 벼룩은 벼룩끼리 모이고 나 진짜 미친다 등 긁어 준다하고 밥 먹여 준다하고 잠 재워 준다하고 나 진짜 발등찍힌다 가위는 보를 이긴다고 보는 바위를 이긴다고 바위는 가위 이긴다고 나 진짜 머리 아프다

詩 (2021년) 2021.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