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으로 가는 화물차 도살장으로 가는 화물차 犬毛 趙源善 저들은 알고 있을까 창으로 마주친 눈빛이 너무나 애처롭다 평생 단 한 번 길게 누워보지도 못하고 바로 오늘 자신들의 목숨이 인간에 의해 강제로 끊어지며 그리하여 머리부터 털과 껍질과 살과 뼈와 내장과 발끝까지 하다못해 꿈마저도 그 모든 것.. 詩 (2012년) 2012.12.13
종묘공원 종묘공원 犬毛 趙源善 서성서성 기웃기웃 중얼중얼 내기바둑을 두는 게 아냐 내기장기를 두는 게 아냐 비아그라를 찾는 게 아냐 외로움을 헐값으로 파는 거야 서러움을 헐값으로 파는 거야 그리움을 헐값으로 사는 거야. <1212> 詩 (2012년) 2012.12.13
오래오래 오래오래 犬毛 趙源善 늘어나니 잔병치레 건망증 주책 눈물 줄어드니 새벽잠 쌈짓돈 술끗발 흘리니 오줌방울 밥풀떼기 남느니 검버섯 주름살 쌓이느니 추억 한숨 오래오래 살라? 어쩌라고요 만만세! 만세! <1212> 詩 (2012년) 2012.12.13
먹다가 죽기 먹다가 죽기 犬毛 趙源善 영장이라서 못 먹을 게 없어 혈연도 우정도 사랑도 윤리도 도덕도 다 씹어 먹고 하다못해 독약까지도 꿀꺽 삼키지 용감무쌍하지만 천하무적은 아니야 결국 먹다가 죽거든. <1212> 詩 (2012년) 2012.12.13
꼴까닥 꼴까닥 犬毛 趙源善 치약은 서울서만 팔고 칫솔은 부산서만 팔고 차는 인천서만 팔고 기름은 포항서만 팔고 쌀은 광주서만 팔고 물은 강릉서만 팔고 총각은 철원서만 팔고 처녀는 제주서만 팔고 꼭 정해진 데서만 팔고 다른 데선 안 판다면 사그리 망하자는 얘기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A.. 詩 (2012년) 2012.12.08
때마다 달라요 때마다 달라요 犬毛 趙源善 똥이 먼저냐 오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말이 먼저냐 행동이 먼저냐 법이 먼저냐 주먹이 먼저냐 정이 먼저냐 사랑이 먼저냐 딸이 먼저냐 아들이 먼저냐 욕이 먼저냐 칭찬이 먼저냐 표가 먼저냐 공약이 먼저냐 돈이 먼저냐 얼굴이 먼저냐 삶이 .. 詩 (2012년) 2012.12.08
싸락눈 싸락눈 犬毛 趙源善 횡재올시다 자, 우리 모두 싸리비와 빈 자루를 가지고나가 만나처럼 펑펑 쏟아지는 저 쌀가루를 싹싹 쓸어 담아 하얗게 김 무럭무럭 나는 맛난 시루떡이나 해 먹읍시다. <1212> 詩 (2012년) 2012.12.05
걸인 걸인 犬毛 趙源善 오백원만주쇼천원만주쇼오천원만주쇼만원만주쇼 오만원짜리밖에없다고요?주세요거슬러드릴게요 지갑놓고나왔다고요?당신정말쪼잔하고찌질하네 만원줄테니짜장면사먹고차비나하슈딱한양반아. <1211> 詩 (2012년) 2012.11.29
한강 한강 犬毛 趙源善 어느 누가 어떤 짓거리를 하든 관심이 없는 듯 낱낱이 아는 척 하는 건 역사가 할 일이라며 길 비키라고 앞 거스르는 자는 모두 다 쓸어버린다고 묵묵히 대지를 휘감아 도도하게 하늘을 끌어안고 날카로운 창을 가슴에 품은 채 하얗게 소리죽여 웃으면서 너울너울 춤추.. 詩 (2012년) 201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