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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를 흉내내다

요나를 흉내내다 犬毛 趙源善 시커먼 묘혈 속으로 진입하자마자 사방에서의 무지막지한 포격에 혼비백산. 껍질이 벗겨지고 내장이 튀어나오고 뼈가 아작아작 부서지는 엄청난 고통. 이내 끈적끈적하고 물컹물컹한 소름끼치는 감촉의 암흑 속 늪에 내던져져 무참히 짓밟히는 만신창이. 부스러지고 뭉개지고 녹아져 파도처럼 떠밀려가는 거품덩어리. 찌꺼기로 남아 두리번 귀기울일 때 사정직전의 헐떡거리는 증기기관차 숨소리. 궤도없이 꿀렁꿀렁 밀려가는데. 귀를 애무하는 모여가수의 간드러진 음성. 길고 긴 터널을 칙치ㅡ익 폭포ㅡ옥 비실비실 기어가는 낡은 열차. 비릿한 연기의 채찍질과 아우성. 자작탈출이 불가능한 정액속에 널브러진 유전자로 남으면 무기수. 그건 안된다. 연탄재에 얻어맞아 박살난 거울그림자에 비친 일그러진 영정사진에 삼..

지붕

지붕 개털 조원선 창고지붕. 비가 새서 실리콘으로 때우고. 얼마 지나 또 새면 또 때우고. 새는곳 근처를 함석으로 덮어보고. 또 새고. 나혼자 3년여의 긴 전쟁끝에 결국 항복. 창고공장에 연락. 이틀간 공사. 새지붕으로 덮어버렸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다. 돈이 최고다? 아니다. 돈이 나의 전쟁상대를 앗아가버렸다. 나는 돈주고 즐거운 일거리를 잃은 것이다. 또 공사과정을 보며 나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느꼈고. 만약에 집이 새면 어쩌나, 자동차가 새면 어쩌나 등 새는 문제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 내 머리도 비가 새나보다. 지붕공사를 해야할 모양. 다음주에 시내 전문 병원에 가 보련다. (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