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0 먹거리 犬毛 趙源善 양식한 고기 힘 좋아 물 좋아 때깔 좋아 놈이 뭘 먹고 저리 펄펄 뛰는 지 난 눈 씻고 보아도 몰라 농약을 먹였나 쥐약을 먹였나 톱밥을 먹였나 보약을 먹였나 번쩍이는 비늘만 보고 그걸 어찌 아는 가 비싼 세금 꼬박꼬박 내고 거기다 또 돈 주고 사 먹으면서 뒷골 때리는 소문 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6
맛 0 맛 犬毛 趙源善 십 원 동전 한개도 돈 바늘 한 개 훔쳐도 도둑이라 톡 건드려 윽 죽으면 살인이고 그건 맞아 오로지 파만 가지고 담가도 파김치요 간장만으로 비벼도 비빔밥이라 바닥 문지르면 새 수건도 무조건 걸레라고? 그건 아니지 금방 날아간다고 말 막하면 쓰나 목소리 큰 놈이 왕 절대 아니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3
입덧 0 입덧 犬毛 趙源善 내 뱃속에 애가 들어섰나보다. 느닷없이 속 깊은 우물 이쪽 돌 벽 저쪽 돌 벽 수없이 부딪치며 두 팔 저리도록 들어 올린 얻어터져 퉁퉁 부은 두레박 이리 흘려 저리 흘려 비록 반타작도 못했지만 고드름 칼날 같은 냉수 입대고 벌컥 벌컥 들이마시고 싶다. 헛배부른 내 속 금방 쩌릿..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2
바보천국 0 바보천국 犬毛 趙源善 바보가 아닌데 어정쩡하게 바보가 된 어쩔 수 없는 똑똑한 바보도 바보들 속에서는 바보다. 아무튼 일단 천재라도 별 뾰족한 도리 없어 슬쩍 쉬고 싶어 길가 카페 아무데나 잠시 들리면 빼꼭 들어찬 분들 하나같이 향수냄새 풍기는 굉장한 시인詩人님 들이라 덧셈에 뺄셈에 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1
깍두기 0 깍두기 犬毛 趙源善 칼질을 잘 못해 삐뚤빼뚤 크거나 잘거나 좌우지간 무를 설컹설컹 썰어 쓱쓱 소금절이고 젓국물 주르륵 부어서 다진 마늘이랑 생강 몇 조각 저며 넣고 설탕 한 줌 쥐어 휘둘러 좍좍 고춧가루 뿌려 주물럭주물럭 벌겋게 뚝딱 버무리면 거기 나름대로 손맛이 묻혀지는 법. 입맛대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6
노래 0 노래 犬毛 趙源善 남의 일이니까 뭐든지 중얼중얼 되지도 않는 소리로 안 되면 되게 하라 나불나불 거리는 침 바른 주둥이야 남의 뒤니까 돌이든 금이든 간에 넘어가기만 하면 닥치는 대로 마구 삼켜라 꿀꺽꿀꺽 처먹고 싹싹 씻는 아가리야 여기저기 사방천지 번쩍번쩍 빛나는 주둥이와 불뚝불뚝 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3
노랑 0 노랑 犬毛 趙源善 노랑 깃발 맨 처음 휘두를 땐 미처 몰랐지 그저 따듯해 보였거든 그치? 그게 무서운 거야 삽시간에 눈동자도 노랗게 머릿속도 노랗게 앞길도 노랗게 잡아먹고는 하늘마저 노랗게 이 꼴로 뒤집어지니 이 세상 온통 노랗게 망해간다. 그놈 노랑이 사람 잡는 거여. <07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1
밥도둑 0 밥도둑 犬毛 趙源善 겉 진짜 예뻐요 아장아장 까치발 아양 부리며 무지개 빛 고운 애교로 응석부리는 봄 실은 속으로 너무 배가 고파 아지랑이로 눈만 가리고 아웅 살금살금 어수룩한 구경꾼 꼬드겨 나물에 고추장 비벼 야금야금 혼자 먹으며 끅 끅 트림소리 냄새나는 노래 부르네 참기름 향기 달짝..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3.25
심보 0 심보 犬毛 趙源善 봄이 야기죽야기죽 온다고 섣불리 손 쏙 내밀어 쓰다듬지 마시라 이만저만 그저 귀여워 곱고 예쁘기만 한 것 같아도 야-옹 야-옹 발정한 암고양이같이 숨겨둔 발톱 내휘두르면 춘분지나도 눈꽃 펄 펄 펄 콧잔등이 시리더이다. 누가 못 먹는 감이라고 폭 찔러 보는 거라나. <0703>*..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3.22
좌파左派 0 좌파左派 犬毛 趙源善 술이냐 물이냐 흑이냐 백이냐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예냐 아니오냐 맺고 끊는 게 분명해야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우물쭈물 거리는 꼴들 바람 부는 대로 이쪽으로 우르르 저쪽으로 우르르 정말 싫다. 나는 좌파左派다 나는 나의 거시기를 늘 왼편으로 모시는 영원한 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