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 0 믿는 도끼 犬毛/趙源善 앗다 도리도리 짝짜꿍하고 아장아장 걸음마 하던 옛날엔 제법 아양이 귀여웠지 이젠 저 혼자 다 컸다고 거들먹거들먹 어깨 힘 잔뜩 들어가 목청 높여 외고집에 완전 똥 뱃장이라 슬슬 어르다가 느닷없이 뺨 짝 때리고 주저앉아 눈 잠깐 감은 새 코 썩 베고 놀라 벌떡 일어나니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4
*천덕꾸러기 0 천덕꾸러기 犬毛/趙源善 얼떨결에 재수 좋게 물려받은 구멍가게라 손님관리 생각 없이 슈퍼마켓 탓만 하고 날마다 마수걸이도 못하고 해가 떨어지니 혀 꼬부라진 주인혼자 깡 소주만 꿀꺽꿀꺽 애꿎은 동네 사람 펄펄 속이 끓어 미친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2
도청盜聽 0 도청盜聽 犬毛/趙源善 슬금슬금 비 그친 저녁이 촉촉해서 오랜만에 뒷산 구수한 흙 밟아본다 흙 밟을 일 없이 사는 불쌍한 사람도 참 많겠지만 흙은 늘 우리엄마처럼 따스하다. 뜻 아니게 귀에 들어박히는 소리 까치가 참나무에 앉아 “요새 사람들 모두 제정신이 아니더군.” 깍깍깍깍 하니까 비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28
주적主敵 0 주적主敵 犬毛/趙源善 2007년도 연봉(용돈)협상 과정에서 면접관(아내)의 주적主敵에 관한 질문에 “술酒”이라고 어물어물 답은 했는데 아무래도 심층면접에 걸려 다소 삭감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좀 불안하다.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27
이상한 결론 0 이상한 결론 犬毛/趙源善 예전에는 누구나 그랬지 먹자고 사는 세상 - 먹어야 산다고 그런데 요즘 세상 먹을 것들이 모두다 독 덩어리라 정말 무서워 마음 놓고 먹을 게 없어 안 먹는 것 이외에 딱히 무슨 뾰족한 방법도 떠오르지 않고 굶자니 그게 아니거든 아, 당장 배고픈 걸 어쩌나 우선은 먹고 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24
*불구경 0 불구경 犬毛/趙源善 동네에 큰 불 났는데 길 건너편이라고 유명상표 높다란 긴 의자에 자빠져 침 질질 날이면 날마다 사랑수작이나 주저리주저리 읊조리는 허섭스레기들 홀로 왈왈 짖어대는 구멍가게 똥개를 비웃지마시라 비록 족보 없고 볼품없더라도 때맞춰 깃발 흔드는 소신 하나는 분명하니까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22
실소 0 실소失笑 犬毛/趙源善 곰곰 생각해보면 반백은 나이도 아니더이다 솔직히 내 하는 짓거리가 그래요 아이구야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경우를 저지르다니 쯧 쯧 참으로 어른 되기가 어찌 그리 힘이 드는 지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그저 먼저 태어났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니더이다 제각각 사람에 따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8
꾸러기 0 꾸러기 아직도? 쯧 쯧 그렇게 침 퇴 퇴 뱉으며 우겨봤자 아무도 널 보아주지 않아 저기 누가 본다고? 천만에, 그거 네 침이 더러워서 어디로 튈까 찡그리고 있는 거야 매꾸러기라고 혹시 아시나 한번 맞으면 정신을 차려야지 어찌 날마다 하는 짓이 다 그런 가? 이젠 자네 내게 달라는 것 없이 꼴 보기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7
*날강도 0 날강도 犬毛/趙源善 삼삼오오 끼리끼리 떼로 모여 팔팔 뛰며 멋대로 찧고 까불더니 육시랄 놈들 끝 더럽다.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3
*소꿉놀이 0 소꿉놀이 犬毛/趙源善 저기 솔밭아래 퍼런 기와집 열린 대문이라 그래서 애들이 무시로 막 드나든다고 그놈들 소꿉장난은 아무도 못 말려 다 책임진다면서 입혀주고 먹여주고 재워준다고 말로만 늘 그러다가 뻥 터지면 입 싸악 씻고 뒤돌아 히히 웃지 코크고 주먹 센 놈이 임자여 병 주고 약 주고 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