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犬毛 趙源善
칼질을 잘 못해
삐뚤빼뚤
크거나 잘거나
좌우지간 무를 설컹설컹 썰어
쓱쓱 소금절이고 젓국물 주르륵 부어서
다진 마늘이랑 생강 몇 조각 저며 넣고
설탕 한 줌 쥐어 휘둘러
좍좍 고춧가루 뿌려 주물럭주물럭 벌겋게 뚝딱 버무리면
거기 나름대로 손맛이 묻혀지는 법.
입맛대로 달다 쓰다 짜다 맵다 이러쿵저러쿵 무어라 탓해도 좋지만
꼬락서니하고 어찌 그게 깍두기 축에 끼냐 정색하고 물으면 참 곤란하지
아, 칼질 때문이라
겉 못 생겨도 깊숙한 속 맛은 좋다니까요
마늘이나 깔 줄 아시는가?
그래 김치에 물 부으면 물김치라고?
상에 올린 정성을 보아서 한 번 찍어보셔야지요
아 하 그리 못 하신다면
임 마음대로 설렁탕이나 잡숫고 어서 가셔요
커피는 셀프 서비스로
백 원 동전 하나
내가 거저 드릴게.
천 번 물어도 내가 만든 건
분명히 깍두기올시다
깍 두 기.
부디 안녕히 가시길.
<0704>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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