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비웃음 0 돼지의 비웃음 犬毛/趙源善 이천 일곱 번째 첫 아침 돼지대가리 올려진 밥상에 줄 서서 절 한다 참 웃기지 아 하 그놈 입 쭉 찢어진 모양이 먹성 끝내주게 잘 생겼다 만 원짜리 몇 개 귀때기에 꼽고 죽어 삶아져서도 저리 웃어야만 하는 엄청 복(?)받은 팔자라 모가지 위로만 덩그러니 버티고 앉아 겉..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01
*개 0 개 犬毛/趙源善 묶인 줄이 눈에 보인다고 오가며 아무나 다 쉽게 손가락질 이 개 저 개 하지마라 듣는 개 몹시 기분 나쁘다 니들은 밥만 축내고 혀 짧은 노래나 주절거리지만 난 그래도 가끔씩 크게 짖는단다. 멍 멍 멍 멍 왕 왕 왕 왕.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31
*그이 0 그이 犬毛/趙源善 좀 힘든 때도 있었지만 잘나가던 우리 그이가 어찌어찌 성공 했어요 사장되더니만 돈 좀 주물럭거리면서 휘딱 뭔가 달라지데요 요즘은 아예 이상한 정도를 넘어 섰어요 이러니저러니 말도 안 되는 억지이유를 붙여 쳐다보지도 않는 곳에다 되지도 않는 시비를 이리 뒤집고 또 금방..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30
연鳶 0 연鳶 犬毛/趙源善 어딘가에 비끄러매어짐 없이 마구 슬슬 신나게 풀어지면 훨훨 - 훨훨 바람타고 구름을 발아래 놓아 한없이 기고만장 자유로울 것 같지 허나 얼레 줄은 반드시 끄트머리가 있기 마련 팽팽히 버티다 우두두둑 끊어지면 아주 비참하게 곤두박질친다는 사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9
*이기利己 0 이기利己 犬毛/趙源善 아 아 남의 것들이야 몽땅 아무래도 좋아 눈 꽉 감는 거야 예쁘면 뭘 해? 나랑 아무 상관없어 또 미우면 뭘 해? 나랑 아무 상관없는 건 마찬가지라니까 내 것 이외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 당장 내 몸 한구석에 피 줄줄 난다거나 내 신발 한 짝을 홀까닥 벗겨간다거나 내가 밥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7
*세상살기 0 세상 살기 犬毛/趙源善 어느 분은 말로만 살고 어떤 임은 글로만 살고 어느 놈은 술로만 살고 어떤 자는 욕으로만 산다. 누구든지 큰 머리 한 개에 귀 두개 눈 두개 코 한개 입도 겨우 한개 인데.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6
우둔 0 우둔愚鈍 犬毛/趙源善 바보는 노상 바보짓 하면서도 제가 바보임을 결코 몰라 그래서 오갈 데 없이 혼자 자꾸 바보인 게야 속이 온통 배배 꼬인 잡생각으로만 가득하거든.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2
*딴 데 가서 놀아라! 0 딴 데 가서 놀아라! 犬毛/趙源善 터무니없는 반값에 떨이를 하든 말든 안경을 쓰든 벗든 은퇴를 하던 복귀를 하던 태산을 파내든 강을 옮기든 속심이 비어져 나오든 말든 모여 놀든 흩어져 놀든 찧고 떠들며 빻고 고함치고 들고 나서고 뛰고 설치고 날쳐도 이미 손 털었으니 제발 딴 데 가서 놀아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16
겪어봐야 0 겪어봐야 犬毛/趙源善 눈 작다고 덜 보남? 입 작다고 덜 먹남? 코 작다고 덜 맡남? 귀 작다고 덜 듣남? 배 작다고 덜 마시남? 손 작다고 덜 더듬남? 뭐 작다고 덜 밝히남? 피 - 이 다 겪어봐야 아는 겨.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8
기발한 착상 0 기발한 착상 犬毛/趙源善 2007년 1월 1일부터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모든 국민은 국가소유의 하늘을 무단 점유하여 숨쉬며 생명을 유지하는 대가로 1초 당 1원의 국세國稅를 납부토록 함 따라서 각 세대의 주 납세자는 2006년 12월 31일까지 내년 분의 하늘세天稅를 필히 납부할 것 체납할 시 무차별 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