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박驅迫의 끝 0 구박驅迫의 끝 犬毛 趙源善 호주머니 속에서 송곳자루를 꽉 움켜잡는다. 웃으면 웃는다고 뭐래 울면 운다고 뭐래 눈 감으면 안 본다고 뭐래 입 다물면 말 안한다고 뭐래 아니 빙글빙글 돌아가는 번데기장사 뺑뺑이판도 아니고 이렇게 큰 얼굴을 어디다 어떻게 감추라는 거야 너 좋으라고 내 목을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9
도떼기시장 0 도떼기시장 犬毛 趙源善 제가끔 난다 긴다 하는 경선競選 재래시장 여기저기 어물전마다 꼴뚜기들 득실득실하다 이리 벌러덩 저리 벌러덩 한물간 눈깔 벌겋게 뒤집고서 물고 뜯고 뱉고 패대기치며 얽히고설켜 가지가지 난장판 쇼Show를 해라 쇼Show를 해 오호 통재라 죄 없는 손님 억장 무너지는 소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08
며느리 감 0 며느리 감 犬毛 趙源善 눈매 쪽 찢어지고 콧날 살짝 주저앉아 입술 도톰 두루뭉술한데다 귓바퀴마저 대롱대롱 늘어졌으니 순수 자연산 얼굴 둥글넓데데하다. 눈 겹 쌍꺼풀이야 코 참 뾰족해 입 진짜 조막만하고 귀 정말 야무지게 마무리 했어 종합 양식산 얼굴 기막히게 아리따운데 그거 다 돈으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05
개천절 일기 0 개천절 일기 犬毛 趙源善 오늘 아침 실로 오랜만에 태극기를 꽂았다. 바야흐로 시월이라며 가을이 익어간다는 둥 이런저런 인사치레 날아드는 데 치맛자락 여미라는 샛바람 타고 아리송한 말들이 볶이는 콩 튀듯 난무 한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작사 작곡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노래 골목 여기저기 끼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03
아리랑 0 아리랑 犬毛 趙源善 좌회전 금지! 하늘이 두 쪽 나도 직진해서 되돌기 하여 우회전해야 해 법 앞에는 그 어느 누구라도 평등하며 내버리고 튀면 십리커녕 발병이 문제 아니야 순식간에 엄청난 혼란과 끔직한 대형 사고를 초래한다. 세상 하도 흉흉하다보니 별것 아닌 일에 고민거리 생겼다 하나밖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02
많다 0 많다 犬毛 趙源善 원래 본바탕 제 얼굴이 아닌 사람 돈 받고 태연히 못 먹을 것 내어주는 사람 빛나는 어디 출신이라 사기 허풍 떠벌리는 사람 산하 무슨 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사람 모모 문인협회가 뽑은 이달의 시인이라는 사람 삐뚤어진 의지와 생각을 개념 없이 죽어라고 밀어붙이는 사람 나도 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28
축제祝祭의 뒤끝 0 축제祝祭의 뒤끝 犬毛 趙源善 그 맛 일단 반열에 오르면 늘 남의 돈으로 차린 상床이니 아까울 것도 없어 주거니 잣거니 고시래까지 하면서 배 터지게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가면假面 속 눈 맞으면 바로 부둥켜안아 빙글빙글 비비고 흔들고 즐길 때 뒤 돌아보면 천치바보란다 이쯤 되면 막 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27
얼룩 0 얼룩 犬毛 趙源善 흰 옷 언제 어디서 무언지도 모르는 딱 한 방울 검은 얼룩 폭폭 삶아 오지게 비벼 빨아도 도대체 안 지워져 궁리 끝에 아예 까맣게 물들이기로 했지 그래 간단한 문제야. 웬 걸 거기만 또 하얗다 그것 참. <0709> 1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9
가짜 0 가짜 犬毛 趙源善 흘린 빵 부스러기에 온 개미떼 다 꼬여도 더듬더듬 오고가는 발걸음 아주 질서정연 절묘하다 정말 멋져! 기껏해야 겉포장만 잘한 싸구려 풋사과를 향 좋다고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비싼 값에 물고 빨고 서걱서걱 덜커덕 이빨 부서져 퉤퉤 혀를 빼문다 내 원 참. 이미 가짜의 천국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8
왕 0 왕 犬毛 趙源善 마치 돈 꿔간 놈처럼 내내 굽실굽실 눈치만 슬슬 보더니 나발 한번 멋들어지게 불고 어쩌다 거기 딱 앉는 순간부터 내 언제 그랬냐며 푸줏간 칼 들고 쓱쓱 남의 살 막 베어내더라 하긴 이미 죽은 고기라 피도 눈물도 없지만 그것 참 사주팔자가 사람 잡는다 두고 봐야지 만수무강이 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