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산雲岳山 0 운악산雲岳山 犬毛/趙源善 오악五岳 중 그 하나라 불쑥 불쑥 기를 드러내어 발악發岳하는 웅장한 암초 등 뒤에 자태 엄중한 운악雲岳을 메 골짜기 굽이굽이 휘둘러진 악수岳水에 발을 담가 눈 아래 번쩍 풍악風岳의 흰 피라미 배를 보고 정악頂岳에 걸린 새털구름 안주삼아 으 악岳 으 악岳 일 배 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0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峰 0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峰 犬毛 趙源善 어제 그리 많이 마셨으면서도 오늘 또 마시고 싶은 게 술이라 몇 년째 자주 오르내려도 볼 때마다 새로운 그림 신神이 불덩어리 손으로 빚어놓은 경이驚異의 극치極致 아 아- 이 커다란 사발 봉우리에 제주 바닷물로 빚은 파란 술 가득 찰랑찰랑 가득 채워 에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6.19
진짜 몰랐다 0 진짜 몰랐다 犬毛 趙源善 앞집이 시골에 땅을 샀다 옆집이 또 집을 샀다 뒷집이 새 차를 샀다 돌돌 꼬인 배알이 뒤틀려 꽉 막히더니 진 땀 송송 솟아나며 통증이 송곳처럼 배를 쑤셔댄다 난 어쩌라고. 노총각 퀴퀴한 곰팡이 이불냄새 꾸물거리더니만 저 높은 꼭대기부터 슬슬 미치고 돌아 머리 풀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1.23
파도 0 파도 犬毛 趙源善 너 정말 무서워 고개 들이밀 때 마다 얻어터져 박살나 하얀 피를 흩뿌리고 씩씩하게 망설임 전혀 없이 자꾸만 대드는 그 용기 대단해 몸서리치면서 눈물 흘리면서 비명 지르면서도 사시사철 밤낮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이고 날 잡아 잡수 달려드는 아귀 같은 미친 열정이라니 원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29
설화雪花 0 설화雪花 犬毛 趙源善 저 꽃이 진정 살아있는 꽃 아니더냐? 사르륵사르륵 몽우리도 아니 세우고 삽시간에 그리 엄청난 꽃을 피운다하더냐? 청순과 적막과 순결과 웅장이 그 향기로다 꽃잎 제풀에 시들 때까지 아이야 맥없이 발자국 남기지마라 저 별처럼 똑같이 저 꽃도 네 것이 아님을 잠시 마음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6
감 0 감 犬毛 趙源善 고고孤高하게 제일 높은 곳에 뻐기고 앉아 오가는 길손 눈길 끌며 제 잘나 뽑혔다고 으스댔을 거야 아마 그때는 혼자라는 게 외로운 줄 미처 몰랐을 걸 잠시 괜찮았지 덩그러니 디룽디룽 비바람에 시달리다 허기진 새 부리에 날카롭게 찍혀 갈기갈기 찢긴 몸뚱이 그나마 남은 살점 꽁..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09
눈 0 눈 犬毛 趙源善 눈동자 속에 들이박혀 달달 지지고 볶아 애간장 끓이던 세상만사 눈 크게 한 번 깜박하는 시커먼 밤새 눈이 부스럭부스럭 하늘창문 열고는 눈감은 땅 위로 꾸역꾸역 곤두박질 내려앉으니 눈 이불 겹겹 그 아래 쌔근쌔근 모두 잠들고 눈에 가득 하얀 눈만 보이니 참으로 아름답지 눈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07
연주演奏 0 연주演奏 犬毛 趙源善 초겨울 오늘 강바람타고 흐르는 선율旋律 향香 참 그윽하다 첫사랑 추억追憶인 양 아롱아롱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아슬아슬 위태롭게 이어짐이 감미롭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가닥가닥 자아낸 명주실들이 생명生命으로 정자精子처럼 날아 물안개 속을 헤엄치면 아 아 나는 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5
눈 보는 눈 0 눈 보는 눈 犬毛 趙源善 눈 한번 껌벅하면 한해 기울어 금시 눈 허옇게 머리 덮어버린다 눈 안 감을 방법 없어 속속 자꾸 눈 껌벅일 때마다 미친 듯이 눈 펑펑 쏟아져 눈썹까지 곱게 물들여주니 그 눈에 뵈는 눈 깔린 세상 휘영청 깔끔하다 눈 녹아 눈물 줄줄 흐르는 모습 눈에 정말 더럽고 추하지 눈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