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사면령白雪赦免令 0 백설사면령白雪赦免令 犬毛/趙源善 2007년 1월 6일 토요일 오전 11시 정각을 기하여 하늘의 령令을 엄숙히 공고公告하니 이에 널리 알려 시행施行하시라. 이 시간이후, 생명이 있는 이 세상 모든 만물의 과거 아옹다옹 지은 죄를 무조건 하얗게 사赦하노라. 단, 눈을 생머리에 맞는 자에 한限하니 따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07
하얀 춤 0 하얀 춤 犬毛/趙源善 온 하늘에 메밀밭이 뒤집혀 매달려 어서 똑바로 풀어놓아달라고 하얀 꽃송이 너울너울 새벽 광란의 춤 땅 짓밟는 함박눈. <07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06
그치는 게 정말 싫어 0 그치는 게 정말 싫어 犬毛/趙源善 세상 모든 것들을 뒤덮어버린 눈 온통 하얗게 목화 꽃밭입니다 이제야 진짜 흰 맛을 목구멍 저리게 삼켜봅니다 오십 여년 세상사에 절어버린 내 육신과 영혼의 시커먼 때가 아스팔트 바닥위에 까꿍 눈속임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삼는 게 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17
조각달 0 조각달 犬毛/趙源善 흐드러지게 휘황찬란한 서울 야경 살짝 딛고 홀로 오뚝 선 전어 등지느러미 같은 조각달. 너 마저 그 여린 은빛 갈고리로 내 가슴 후벼 파면 이 가을 밤 나는 어이하누. <06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28
*참 0 참 犬毛/趙源善 참, 참으로 저기 저 참나무 불로 다 끄슬린 참담慘憺한 가운데 우뚝 참 서글프게 서서 길게 징징거리는 참매미 울음소리에도 홀로 참연&#23940;然하다. <06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태종대太宗臺 0 태종대太宗臺 犬毛/趙源善 이 밤 바다! 바위침대에 누워 단숨에 하늘을 품에 안으면 광채 찬란한 총각별이 가슴팍에 퍽퍽 머리를 쑤셔 박고 오륙도 꿀꺽 삼킨 거친 숨소리로 아우성치니 물보라로 제 잠을 하얗게 부숴 내&#51922;는 숫처녀 영도 치맛자락이 질펀히 젖는데 거기 등대 불 번쩍번쩍 침..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18
새똥 0 새똥 犬毛/趙源善 까악 - 까악! 아침손님 그녀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차창에 갈겨놓은 절묘絶妙한 그림 아름다움의 극치極致다. 아 아 신선新鮮한 충격! 바로 여기 흑백예술黑白藝術의 진수眞髓를 본다. <06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17
안개바다 0 안개바다 犬毛/趙源善 이런! 밤새워 그토록 색色을 밝히더니 첫새벽에 기어이 제 서방을 잡아먹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남정네 천마산天麻山의 둔중한 초록草綠허리를 단숨에 뭉텅 여인네 안개의 하얀 속치마가 휘감아 보얗게 줄줄 녹여버렸다 둥둥 떠다니는 정기精氣의 비린 내음. 아 아 어찌 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
*낙산사에서 0 낙산사落山寺에서 犬毛/趙源善 그 둘의 타락이 심하여 하늘 보시기에 노怒하셨더라. 심판審判의 날 그 녀 - 동해東海 이제 그녀의 소리는 더 이상 즐거운 노래가 아니었다 코앞 비명을 듣고 벌겋게 눈뜨고도 아무리 악 쓰며 마음 동동 굴러도 눈물이 범벅되도록 울어도 열쇠 없는 하늘의 정조대貞操..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6
소탈疏脫 0 소탈疏脫 犬毛/趙源善 아! 5월의 숲 이 싱그러움을 깔고 앉아 보글보글 얼큰한 냄새로 죽여주는 송화 가루 동동 뜬 라면 한 그릇 마주하니 저 솔개마저 나 부러워 빙빙 도네. 이 순간 이 맛 이 기분.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왜 어떻게 하든 간에 늘 지금 같으면 좋으련만. <06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