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犬毛 趙源善
고고孤高하게
제일 높은 곳에 뻐기고 앉아
오가는 길손 눈길 끌며
제 잘나 뽑혔다고
으스댔을 거야
아마 그때는 혼자라는 게 외로운 줄 미처 몰랐을 걸
잠시 괜찮았지
덩그러니
디룽디룽 비바람에 시달리다
허기진 새 부리에 날카롭게 찍혀
갈기갈기 찢긴 몸뚱이
그나마 남은 살점 꽁꽁 얼어붙어
정말로
참혹하다.
홀로 오래도록
남보다 길게 명줄을 잇는다는 것
결코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야
슬픈
고고苦苦의 길이지.
까치밥.
<0712>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