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만취滿醉하다. 0 나그네 만취滿醉하다. 犬毛/趙源善 싱싱하니 물 오른 섬진강 처녀 산수유랑 매화랑 벚이랑 세 아가씨 색동치마저고리에 봄바람 잔뜩 들어 앞가슴 탱 탱 엉덩이 실룩 실룩 꼬리 살래살래 흔드는 데. 덩치 우람한 지리산 총각 잠 덜 깨 눈 비비며 아직도 길게 자빠진 녀석 넘치는 힘 어쩔 줄 몰라 사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09
탁사정 0 濯斯亭탁사정 犬毛/趙源善 발 씻으려 갓끈 풀었더니 가슴이 저리도록 맑아지네. 청산靑山 굽이굽이 휘감은 녹수綠水 기암奇岩을 베개 삼아 용소龍沼에 눕고 절경絶景에 취한 나그네 엉덩이 노송老松그늘 정자마루에 붙어 찰랑 한잔 술에 덩실덩실 해지는 줄도 모르더라. <0602> 주해: 탁사정 - 충..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25
보름달 0 보름달 犬毛/趙源善 캄캄절벽에 활짝 벌린 입 누런 금덩이 그득그득 번쩍 떠진 눈 맑은 옥구슬 대롱대롱 뒷모습이 대갓집 맏며느리 토실토실한 엉덩판이라 줄줄이 거기서 오복五福이 폭포처럼 흘러나오나 보다. 덜컥 소원 빌기도 이제는 아닌 처지 없는 돈 보다 있는 복福으로 잔뜩 내 것까지 꾹꾹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13
월미도月尾島 0 월미도月尾島 犬毛/趙源善 꼬랑지 잡힌 조각달 하늘에 걸려 바다 위 허우적허우적 찰방거리는데 토끼 어디로 갔나? <060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11
자유공원 0 자유공원自由公園 犬毛/趙源善 월미도月尾島 스친 암팡진 바다바람 차이나타운 울긋불긋 자장면 돈 바람 새우깡 한줌 휘몰리는 비둘기 날개바람 후미진 벤치 따끈따끈한 연인戀人들 사랑바람 즐비하게 늘어선 약수터 빈 통 물바람 영감님 가랑가랑 뿜어올리는 긴 한숨 담배 연기바람 헐어라 왁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11
새벽 눈雪 0 새벽 눈雪 犬毛/趙源善 흑黑은 한집도 없이 몰살沒殺 당해 전멸全滅이다 온통 白백 판. 하얗게 짓밟혀 죽은 불쌍한 세상世上. <060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07
춘장대 해수욕장 0 춘장대 해수욕장 犬毛/趙源善 거기 비실비실 삶에 주름진 가여운 임 어서 이리로 와 걸친 것 모두 훌훌 벗어던지고 뽀얀 백설탕 속에 파묻혀 온몸으로 그 맛을 보세요. 이불 숨구멍마다에서 내뿜는 비릿한 정자精子의 냄새 발버둥질 그 속에 살짝 숨은 귀여운 조가비의 아우성 쿵쿵 봄 꿈꾸는 씩씩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1.18
소리죽여 울다 0 소리죽여 울다 犬毛/趙源善 한계령寒溪嶺을 넘으며 누군가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가늘어서 아니 우는 듯 허나 꽤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뒷골이 서늘한 슬픈 노래 아 아 그렇다 이건 설악雪嶽의 아픈 흐느낌이 분명하다. 아주 오래 전 동東쪽으로 시집간 핏줄 한 조각 오봉五峰산자락에서 의상義湘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2.30
*설악雪嶽 0 설악雪嶽 犬毛/趙源善 봄 - 살금살금 물오르더니 여름 - 벌떡 시퍼렇게 살아가지고 가을 - 벌겋게 불끈불끈 요동치다가 겨울 - 하얗게 풀죽어 사그라졌다. 순식간이다. <05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2.28
찜질 방 0 찜질 방 犬毛/趙源善 한 탕 쑥물 상쾌함이 시린 허리를 색 바랜 보랏빛수건으로 감추면 한 줄 김밥 터진 옆구리로 비어진 짙푸른 시금치 손짓 따라 한 밤 폭설로 허물어진 비닐하우스의 우울한 하얀 파편들이 한 장 신문지의 찢겨진 누런 얼굴에 산산이 들이박혀 한 줌 내 심장 벌컥 박동하는 붉은 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