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털 犬毛 趙源善 다 벗고 보니 딱 한 오라기 뿐 훨훨 날거나 둥둥 뜨다가 슬쩍 비벼도 보고 찰싹 달라붙어서 틈새로 기어들어 세상 돌아가는 구경도 하고 아무데 양지쪽에 드러누워 늘어지게 졸아도 되고 세끼 밥 때맞추지 않아도 되며 마음껏 울거나 웃어도 되니 참 신난다 허나 너무 가벼운 게 흠이지.. 詩 (2011년) 2011.08.10
무명 감독의 단편 영화 - “명퇴” 속편 무명 감독의 단편 영화 - “명퇴” 속편 犬毛 趙源善 쇠털 같던 날들이 뭉텅 뭉텅 뽑히더니만 파 한 뿌리 달랑 물구나무섰다 구멍 난 영사막이 잎을 베먹어 비틀거리던 화면 저기 산 아래 먼 하늘이 궁금하여 대충 각본을 꿰맞춰보니 역시 나는 대단한 배우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1107> 詩 (2011년) 2011.07.15
정석 정석 犬毛 趙源善 심리적 불안 + 수면 및 운동부족 + 체력저하 + 체중감소 + 과음 = 쇼크 상태 그리하여 병원 -- 링거(영양제, 안정제)투약 -- 후회 -- 본인과 가족 정신적 타격 금주와 금연과 운동 -- 웃으며 겨자 먹기. <1106> 詩 (2011년) 2011.06.30
나도 가수다 - 견모 조원선 잘 가지 않는 노래방이지만 어쩌다가 한 번 끌려(?)가서 ""그림자"- 나의 18번-를 부르는 모습. 노래는 과연 어땠을까? 국내여행사진종합 2011-2012 2011.06.22
약방문 약방문 犬毛 趙源善 세상만사가다귀찮고짜증이머리꼭대기로솟구치는날은 무얼어떻게하든반드시사고가날테니뾰족한방법이없다 그저가만히집구석에서문걸어잠그고자빠져자는수밖에. <1105> 詩 (2011년) 2011.05.13
허수아비 허수아비 犬毛 趙源善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도 뭔가 잊고 온 듯 허전하여 이리도 몸이 비틀거리는 까닭이 뭘까 십 이년 정을 못 이겨 진짜 알맹이 한 줌을 깜빡 옛 집에 두고 껍데기만 옮겨왔기 때문이지 그놈은 언제 새 집으로 이사 오려나? <1105> 詩 (2011년) 2011.05.11
울보 - 시詩 속의 시詩 울보 - 시詩 속의 시詩 犬毛 趙源善 날마다 아름다운 시 한 편과 짧은 해설을 실어주는 조간신문이 있습니다 나는 아침밥을 먹으면서 제일 먼저 35면을 펼칩니다 아 - 아 - 울컥하고 슬픔이 목구멍으로 밀려나와 숟가락을 놓칩니다. ----------------------------------------------------- 오규원(1941-2007) 한적한 오후.. 詩 (2011년) 2011.04.02
주민등록증 주민등록증 犬毛 趙源善 울컥 화가 솟는다. 슬금슬금 왼쪽부터 시작하여 머리털 지워지고 귀 문드러지고 볼따구니 뭉개지고 턱뼈 녹아내리고 눈알까지 빠지더니 그 잘 생긴 내 얼굴이 반쪽만 남아 희미하다. 잘 외우는 이름 석 자와 아라비아숫자 열세 개 몰라도 되는 묵은 주소와 공연히 기분 나쁜 .. 詩 (2011년) 2011.03.23
자해自害 자해自害 犬毛 趙源善 곡哭 하노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고집덩어리로 자칭 수십 년 간 펄펄 날아 경우에 어긋난 짓은 한 적이 없다며 너무 빠르거나 느려서 너무 날카롭거나 무디어서 너무 차갑거나 뜨거워서 누구도 감히 범접치 못하게 하고는 저 혼자 차곡차곡 순조롭게 잘 쌓아가다가 단 한 번.. 詩 (2011년) 201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