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머거리 귀머거리 犬毛 趙源善 관상학적으로 잘 생겼다는 것은 말 뿐인 겉치레다 잘 들리느냐 안 들리느냐가 중요하지 게다가 골라서 듣는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서 이쪽으로 듣고 저쪽으로 흘리라고 하는 데 이쪽에서도 왕왕 거리고 저쪽에서도 왕왕 거리고 이쪽을 막으면 저쪽으로 쳐들어와 흘릴 길이 없.. 詩 (2010년 6월-12월) 2010.09.16
약수 약수 犬毛 趙源善 달다 쓰다 짜다 시리다 톡 쏜다 밋밋하다 찝찌름하다 입이 참 해박한 사람들이다. 물맛 모르는 나는 무식이 드러날까 두려워 입을 앙다문다. <1009> 詩 (2010년 6월-12월) 2010.09.11
실속 실속 犬毛 趙源善 내가오늘한게뭐있다고생일상을받느냐 양초냄새머리아프니아예불켜지도마라 진짜힘드셨던분은돌아가신어머님이지 이래저래피치못해그저나이만먹는구나 더구나태풍때문에온나라가난리아니냐 그저둘러앉아미역국에소주나한잔하자 그래라정섭섭하면현금으로계산하거라. <1009.. 카테고리 없음 2010.09.03
정리해고 정리해고 犬毛 趙源善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자리차지 차일피일 미루다가 별 것도 아닌 일이지만 과감히 해치웠습니다 눈 질끈 감고 정을 끊었지요 일년에 한번 입는 옷 일년에 한번 신는 신발 일년에 한번 쓰는 그릇 주섬주섬 내다 버렸습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까짓것 일년에 한번만 아쉬워하..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7
자기진단 자기진단 犬毛 趙源善 입에 올리기 좀 뭐한 얘기지만 그 냄새가 지독하게 고약하면 전날 오지게 술 마셨거나 아니면 어느 한 구석 몸이 아픈 때고 그 냄새에 전혀 무심하면 별 값어치 없이 주섬주섬 대충대충 지내는 때고 그 냄새가 구수한 날은 앞뒤로 그 무렵 아주 기분이 좋은 때다. <1006> 詩 (2010년 6월-12월) 2010.06.30
타령 0 타령 犬毛 趙源善 지금 이 시간 아내는 제 친구랑 베트남의 붕타우해변을 거닐 것이다 물론 집에 남겨둔 내 생각은 단 한 조각 전혀 아니 하겠지 개와 단 둘이 마주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아침저녁으로 김치찌개만 먹는 게 지겨워서 신경질 난다 밥통 속의 밥도 말라 비틀어졌다 다 쏟아버려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10.05.15
정황분석情況分析 0 정황분석情況分析 犬毛 趙源善 제 1 정황 - 눈 가물가물 제 2 정황 - 손 더듬더듬 제 3 정황 - 귀 와글와글 제 4 정황 - 골 지끈지끈 제 5 정황 - 속 부글부글 제 6 정황 - 꿈 허겁지겁 제 7 정황 - 땀 질척질척 제 8 정황 - 몸 비실비실 제 9 정황 - 맘 싱숭생숭 일련의 최근 정황을 종합 정밀 분석한 결과 심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10.04.25
불장난 0 불장난 犬毛 趙源善 삑 하면 머리털 끝까지 이내 환해지고 삑 하면 발바닥 밑까지 이내 어두워지고 오늘 지금 이 시간에 갑자기 그것이 새삼 신기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일곱 번 여덟 번 아홉 번 열 번 삑 해 본다 “저 영감 하여튼 싱겁기는, 일 없이 왜 또 이상..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1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