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犬毛 趙源善
다 벗고 보니
딱 한 오라기 뿐
훨훨 날거나 둥둥 뜨다가 슬쩍 비벼도 보고 찰싹 달라붙어서
틈새로 기어들어 세상 돌아가는 구경도 하고
아무데 양지쪽에 드러누워 늘어지게 졸아도 되고
세끼 밥 때맞추지 않아도 되며
마음껏 울거나 웃어도 되니 참 신난다
허나 너무 가벼운 게 흠이지.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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