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목욕탕 犬毛 趙源善 눈빛희미하고허연머리속휑하니들여다보이고 목주름깊게패고축늘어진새가슴에배는볼록하여 쭈글쭈글한사타구니아래한줌종아리살흔들거리며 듬성듬성검버섯사이로애꿎은식은땀만줄줄흘리는 후줄근한중늙은이하나비실비실거울앞에섰다 박박밀어도때안나오는말라비틀어진.. 詩 (2011년) 2011.02.03
백화점 작전 백화점 작전 犬毛 趙源善 백화점엔 창문도 없고 시계도 없다 화장품 코너나 숙녀복 매장에 끌려가면 아내가 예쁜 물건을 보는 동안 나는 예쁜 사람을 실컷 본다 하나도 안 지겹다 히 히 히. <1101> 詩 (2011년) 2011.01.25
청맹과니 청맹과니 犬毛 趙源善 웃는 것과 우는 것, 예쁜 것과 미운 것, 주는 것과 받는 것, 이기는 것과 지는 것, 착한 것과 악한 것,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모두 다 종이 한 장의 차이도 안 된다는 아주 쉬운 진리 앞에 일평생 작심삼일이다. <1101> 詩 (2011년) 2011.01.06
난청 난청 犬毛 趙源善 성했을 때는 듣기 싫은 소리 안 들으려고 귀 막았는데 상하고 나니 안 들리는 소리 궁금해서 정말 답답하다 아픔도 없이 그저 아무 때나 웅- 웅- 소리만 되울리니 손 떨려, 말 더듬어, 눈 흐려져, 귀까지 어쩌라는 거여? 탐내지 말고 욕하지 말고 흘기지 말고 듣지도 말라네. <1012> 詩 (2010년 6월-12월) 2010.12.13
연필 연필 犬毛 趙源善 그제는 깎다가 부러뜨리고 어제는 쓰다가 부러뜨리고 오늘은 놓쳐서 부러뜨리고 내일은 어떻게 부러뜨릴까. <1012> 詩 (2010년 6월-12월) 2010.12.04
일기 일기 犬毛 趙源善 토요일. 아침에 아내가 떠났다. 아내 친구가 골절상을 당해 한 달 이나 미뤄졌던 이집트여행이다. 카메라와 충전기, 비상약과 마스크, 컵 라면과 사탕, 껌 등 몇 가지 챙겨주었다. 물론 금일봉도 주었다. 출근하면서 공항버스 정류장에 차를 세워 가방을 실어주고 슬쩍 한 번 안아주고 .. 詩 (2010년 6월-12월) 2010.11.26
스핑크스 스핑크스 犬毛 趙源善 * 제 20101120 호(대외극비) * 수신 ; 암호명 “여왕벌”예하 수도권 주당酒黨부대 * 작전명 ; 스핑크스 11.20. 08:00 부터 11.30. 08:00 까지 10일간 “여왕벌”의 해외출타를 맞이하여 복무기강해이와 근무지이탈을 우려하던 끝에 다음과 같이 수도권의 주도酒道를 장악할 작전명령을 시.. 詩 (2010년 6월-12월) 2010.11.20
악취미 악취미 犬毛 趙源善 비록 하찮은 존재였지만 먹이사슬의 훌륭한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게 생명을 바친 한 마리 지렁이에 대해 과연 누가 얼마나 어느 정도 슬퍼하는 지 향 피운 병풍 뒤에서 몰래 훔쳐보고 싶다. <1010> 詩 (2010년 6월-12월) 2010.10.18
술안주 술안주 犬毛 趙源善 참을 걸 그랬어하며 한 잔 베풀 걸 그랬어하며 한 잔 즐길 걸 그랬어하며 한 잔 후회하지말 걸 하며 한 잔 껄 껄 껄 껄 하면서 한 잔. <1010> 詩 (2010년 6월-12월) 2010.10.14
포도 포도 犬毛 趙源善 금이야 옥이야 양지바른 비가림막 품에서 자라 산전수전 모르고 껄떡거리는 시커먼 놈 주렁주렁 튼실한 겉모습 아주 탐스럽고 새콤달콤한 속살 입맞춤 정말 일품이지만 찌꺼기 남는 뒤끝 너무 지저분하지 살금살금 한 겹씩 옷 벗다보면 결국 달랑달랑 앙상한 뼈다귀에 쭈그러진 불.. 詩 (2010년 6월-12월) 201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