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情事 0 정사情事 犬毛 趙源善 긴긴 밤 둘이 목젖 울리며 핥고 보듬어 깊이깊이 시커멓게 애무하더니 짧은 새벽 기어코 무아지경 하얗게 해뜨는 절정을 풍덩 머금었다 희열에 흠뻑 젖은 아침 눈 비비며 게으른 안개이불자락 슬쩍 들추니 발가벗은 달과 별 이미 문 틈새로 저 하늘멀리 후다닥 줄행랑쳤더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4
사다리타기 0 사다리타기 犬毛 趙源善 빨강 하양 노랑 파랑 주황 초록 보라 검정까지 형형색색 꼴에 제각각 줄이랍시고 담벼락위로 넘실넘실 대가리 내밀면 안 보이는 몸뚱이 밑구멍이 곯았는지 썩었는지 어디선가 고린내 풀풀 풍겨도 눈 가리고 아옹이야 분단장해봐야 다 그 놈이 그 놈인걸 뭐 이리로 와르르 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3
망태기 0 망태기 犬毛 趙源善 세상 모든 게 다 거기 널브러져있다 그저 빈 망태기 하나 걸머지고 여기서 알몸으로 떠나라 절대 겁내지 말고.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어디라도 좋다 무조건하고 뭣에든지 열심히 맞서서 얻어 챙기는 거야 주섬주섬 주워 먹다 입에 쓰면 슬쩍 뱉고 멀뚱멀뚱 바라보다 눈부시면 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2
아들아! 0 아들아! 犬毛 趙源善 너는 사람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은 남과 어울려야한다 어울리려면 마셔야한다 마시다보면 취하게 된다 바로 여기가 문제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취하는 게 당연하다 끝까지 취하지 않는 놈은 사람이 아니다 너는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 이게 아빠의 진리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1
요점要點 0 요점要點 犬毛 趙源善 부뚜막 소금이냐 부뚜막 솥뚜껑이냐 부뚜막 강아지냐 부뚜막 부지깽이냐 여기서는, 부뚜막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해. 풋바람이냐 헛바람이냐 샛바람이냐 늦바람이냐 여기서는, 그 바람이 들통 났느냐 안 났느냐가 중요해. 외고집이냐 떼고집이냐 생고집이냐 똥고집이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30
상서上書 0 상서上書 犬毛 趙源善 이번에 버리지만 말아 주시길 한 번 더 제게 삶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더욱 더 짓밟혀도 꾹꾹 눌러 참을 것이며 꺾어진 뒤통수가 문드러져도 묵묵히 견디겠사오니 꼼꼼 자세히 살펴보셔서 제발 물 찍어 고양이세수라도 시켜주시고 터진 볼때기도 대충 꿰매 주시고 찌든 깔창..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9
엇나가기 그 끝 0 엇나가기 그 끝 犬毛 趙源善 이리가라하면 저리가고 저리가라하면 이리가고 이리하라하면 저리하고 저리하라하면 이리하고 내뱉어라하면 삼키고 삼켜라하면 내뱉고 꼭 이렇게 해야 겨우 산다했더니 꼭 저렇게 하고 결국 덜컥 죽더라. <0706>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8
강요强要 0 강요强要 犬毛 趙源善 얼라리껄라리누구누구는빨강빤쓰래삼각빤쓰래 아유저런미친놈할일없이지랄염병떨구자빠졌네 요새세상다벗고공짜로도그냥막보여주는판인데 사팔뜨기쌍까풀주먹코심술볼홀쭉이던뚱뚱이던 제각각걸치는흉내라도냈으면&#46124;지아니어쩌라고 다똑같이독립문표하얀트렁..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7
구더기 0 구더기 犬毛 趙源善 까만 플라스틱 상자 안에 우글우글 조물거리는 요 놈 각각 한 마리가 은빛 싱싱한 피라미나 무지개 색 영롱한 쉬리나 뚝심 좋은 모래무지로 바뀌는 아찔한 손맛을 볼 수도 있지만 그거야 운이 지독히 좋은 경우고 대부분 잔치 끄트머리에 진수성찬 공짜배식으로 흩뿌려지는 팔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6
불륜不倫 0 불륜不倫 犬毛 趙源善 남 하는 짓 괜히 즐거워 보여 남 따라 답삭 들메끈 조이고 덩달아 나서 살금살금 곁 눈치로 몰려다니며 살쾡이같이 나붓나붓 뵈는 대로 냉큼 짝짓기 하지마라 불륜이란 것이 맨 처음 시작만 낭만이지 불씨 언젠가 반드시 시들어 꺼지게 마련이라 이거 아니다 싶을 때는 이미 늦..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