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타기
犬毛 趙源善
빨강 하양 노랑 파랑
주황 초록 보라 검정까지
형형색색 꼴에 제각각 줄이랍시고
담벼락위로 넘실넘실 대가리 내밀면
안 보이는 몸뚱이 밑구멍이 곯았는지 썩었는지
어디선가 고린내 풀풀 풍겨도 눈 가리고 아옹이야
분단장해봐야 다 그 놈이 그 놈인걸 뭐
이리로 와르르 저리로 와르르
박 터지게 실컷 싸워 줄 골라 보거라
난 그저 멀찌감치 굿이나 보고 떡은 안 먹을 테다
어느 줄 꽁무니에 붙어도 어차피 내 피 뽑히기는 매한가지인 걸
그렁저렁 어찌어찌 살이나 토실토실 붙여두어
나중에 어지럽지나 말아야지
허 허 허
그게 속 편해.
자!
어서들 골라봐
떨이야 떨이.
<0707>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