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幸福論 0 행복론幸福論 犬毛 趙源善 찬란燦爛해봤자 한 철 버티던 꽃들 치마끈 잡은 손아귀 제풀에 힘 빠졌어 바야흐로 이제 껄떡거리는 이파리 세상世上 폭포瀑布 같은 젊음 펑펑 쏟아져 내리는 엄청난 기세氣勢 싱그러운 짙푸름 해일海溢처럼 뒤덮여가는 대지大地 달음박질하는 강산江山 쿵쿵 요동搖動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8
쉬 - 0 쉬 - 犬毛 趙源善 여기가 뉘 땅이란 말이냐 지금이 어느 세상이란 말이냐 어디라고 함부로 시뻘건 깃발 흔들어대느냐 말이다 꽹과리와 발싸개와 죽창과 시체의 산과 바다를 뼈저리게 기억하자 언제나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진리는 시퍼렇게 살아있다 땅 덩어리 큰 게 전부가 아니다 머리통 숫..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7
하늘 0 하늘 犬毛 趙源善 생 떽쥐베리의 하늘이나 세익스피어의 하늘이나 베케트의 하늘이나 푸쉬킨의 하늘이나 내 하늘이나 그 하늘이 그 하늘이지 아니다 그게 아니다 다 땅속에 묻혔지만 나는 숨을 쉰다 나는 살아있다 내 하늘이다.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5
독심讀心 0 독심讀心 犬毛 趙源善 미쳐가고있는지배부른지굶주리는지속이려는지 선한지악한지독한지물러터진지약삭빠른지 게으른지날쌘지있는지없는지밝히는지 어두운지환한지뜨거운지차거운지 가벼운지무거운지찼는지비었는지 아는지모르는지깨끗한지더러운지 모났는지뾰죽한지둥글한지 넉넉한지모..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4
수수께끼 0 수수께끼 犬毛 趙源善 이 세상에서 제일 참기 힘든 게 뭔지 아시는 가? 그거 정말 못할 일이야 아마 누구든지 한번쯤 겪어봤을 걸 점잖은 척 내숭 떨지 마시라 사람이 솔직해야지 아 어서 말해 보시라고 뭐? 먹는 거? 밝히는 거? 자는 거? 에이 아니지 아냐 다 틀렸다니까 등줄기 진땀 줄줄 흐르고 머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3
4월 필리핀 대작전大作戰에 참패慘敗하다 0 4월 필리핀 대작전大作戰에 참패慘敗하다 犬毛 趙源善 날짜 잡으면서 자꾸 내 달력보고 히죽거릴 때 바로 눈치 챘어야 했다 아무튼 친구끼리 어디로 떠난다 해서 옳다구나 얼른 촌지까지 얹어주었는데 막상 보내고 나니 아하 이거 그게 아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배 아파 죽을 지경이다 믿지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2
틀 0 틀 犬毛 趙源善 틀에 맞추려 애쓰지 마세요 틀대로 똑같이 구워져 나올 테니까요 틀만 바라보고 틀 믿고 틀 안에 갇혀 틀에 깔려 허우적거리며 틀에 찌든 틀로 찍은 틀 인간이 되어버린 답니다 틀을 깨어 부숴 버리세요 틀 모양에 아무 관계없이 물처럼 자유롭고 아름답게 사시길 바랍니다요.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1
날씨 0 날씨 犬毛 趙源善 실눈 살짝 내리깔아 볼 돌리며 도톰한 입술에 침 바르는 듯 흙더미 비집고 살그머니 솟아오르는 새 싹의 혀 끝 가히 뇌쇄적입니다 슬그머니 봄바람 타는 척 암내난 사월 버들 남실남실 엉덩이 비틀 때 마다 연두색 속살 조각 모락모락 드러나고 아지랑이 아롱아롱 흐느적이는데 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0
개털 자작 일품안주 0 개털 자작 일품안주 犬毛 趙源善 1. 백수 한 냄비, 커피 두 스푼, 배 가른 마늘 열 쪽, 된장 두 숟가락, 팔팔 끓임. 2. 돼지 목살 어른 주먹만한 덩어리 채 풍덩 빠트림. 3. 충분히 푹 삶아 찬 물에 슬쩍 헹구어 뜨거운 것을 후후 불며 결 맞춰 썰음. 4. 큼직한 양파 한 알을 반 자르고 다시 세로로 사각사각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9
삼룡이 0 삼룡이 犬毛 趙源善 공짜라니까 곱상해 보이는 데다 아주 맛있을 것 같아서 얼른 주워 꼴깍 삼켰지? 히 히 히 히 대개 뒤탈이 있어 설사정도는 문제가 아니야 배 째야 하는 경우도 있고 덜커덕 목 날아가기도 하고 풍덩 생매장 당할 수도 있어 우습게 봤다가 쫄딱 망해 쪽박 차는 거지 그냥 주는 건 없..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