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지다 0 별이 지다 犬毛 趙源善 같은 한 마디도 망나니가 읊으면 욕이요 무당이 읊으면 기원이요 선비가 읊으면 글인 것처럼 빨강이란 것도 뉘 눈엔 피요 뉘 눈엔 색이요 뉘 눈엔 정이라 촛불이 하늘하늘 가련해보여도 조금씩 어둠을 불사르는 건 횃불이나 다름없지 아 아 슬프다 격동의 세월을 토지로 큰 꽃..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8
여로旅路 0 여로旅路 犬毛 趙源善 첩첩산중 칠흑 같은 밤 단둘이 불 밝히고 허위허위 달리는 길 위 아내 도란거리는 예쁜 추억들 유성처럼 떨어져 꽃잎으로 나뒹군다. <08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7
머슴을 살든 말든 0 머슴을 살든 말든 犬毛 趙源善 밥 세 끼 다 얻어먹고 일할 땐 날마다 구박받고 뒤지게 얻어터지며 밥 두 끼 벌어먹고 일할 땐 어쩌다 눈치껏 발길에 차이기도 하지만 밥 굶고 맹물 마시며 묵묵히 일할 땐 누구에게도 절대 매 안 맞지. 배는 띵띵 부른 데 멍투성이 병쟁이라 오래 못 살아 적당히 즐겨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6
옥순봉玉筍峯에서 0 옥순봉玉筍峯에서 犬毛 趙源善 물 푸르고 산 푸르고 바위 푸르고 하늘 푸르니 마음 또한 한없이 푸르다. 미움 사라지고 슬픔 사라지고 아픔 사라지고 노여움 사라지니 외로움 또한 덧없이 사라진다. 마주잡은 손 따사하고 바라보는 눈 그윽하고 주고받는 말 정답고 함께하는 웃음 즐거우니 사랑 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5
어린이 0 어린이 犬毛 趙源善 보석은 언제 어디에 있어도 당연히 그 가치가 있지 보다 더욱 소중한 걸 잊지 말고 깨달아야 해 더 이상 그 앞에 부끄럽지 말자 우리 누구나 한때 다 그렇게 귀히 자랐음을 기억하라 네 것만 고운 게 절대 아니다 모두를 핏줄과 같이 애지중지하여야지 오늘 하루만 그의 날이 아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4
발길질 0 발길질 犬毛 趙源善 있잖아요!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우리 끝장내지요 아쉬워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리워하지도 말고 왜냐고 묻지도 말고 그러면 피차 우스워지고 난처해져요 자, 내게 관한 것 하나 남김없이 말끔히 비워주셔요 그래요 나 도둑놈이에요 네놈은 벌써 그리 하였냐고 묻지 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3
엑스X 0 엑스X 犬毛 趙源善 누군가 나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루트 속에 잔뜩 웅크리고 들어앉은 나는 어떻게 초음파 검사를 해도 도무지 시커멓기만 하다 양陽이든 음陰이든 꼬리가 지저분해서 딱 떨어지지 않으니 평생平生 뚜껑 밖으로 기어 나오기는 영영 글러버렸다 수학數學이란 게 예나 지금이나 정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2
혼魂 0 혼魂 犬毛 趙源善 눌러 참는 게 경우境遇 아니라고 목숨을 버린다는 것 물론 아무나 쉽게 할 일 아니지만 죽는다고 반드시 큰 애국愛國은 아니야 대단히 어렵고도 엄청난 일 어쨌거나 살아서 견뎌내야 한다는 것 친한 척 한다고 꼭 친구냐 입만 살아 까불거리지 말고 너 딱 사흘 동안만 잠 안자고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5.01
뒷북왕국王國 0 뒷북왕국王國 犬毛 趙源善 언제나 그래. 기관총 작렬하거나 수류탄 폭발하거나 포탄 떨어지거나 누군가 죄 없이 흘리는 서러운 피 바라본 후에나 허겁지겁 북 둥둥 울리지 똥통 속 구더기처럼 바글바글 끓어대다가 그도 잠시 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제 배부르고 등 따실 궁리나 하며 낄낄거리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30
까닭 0 까닭 犬毛 趙源善 나 때문이냐 너 때문이냐 우리 때문이냐 땅 때문이냐 바다 때문이냐 하늘 때문이냐 일 때문이냐 돈 때문이냐 집 때문이냐 비 때문이냐 안개 때문이냐 눈 때문이냐 눈 때문이냐 혀 때문이냐 귀 때문이냐 배부른 때문이냐 굶주린 때문이냐 겉 때문이냐 속 때문이냐 그림자 때문이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