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直訴 0 직소直訴 犬毛 趙源善 맛난 오곡밥 단번에 먹고 싶어 찹쌀 팥 밤콩 수수 차조 멥쌀을 한 밭에 흩뿌려 심었으니 들고나고 기고 뛰고 날고 삐지고 설치는 이놈들을 어찌 챙겨 수확하겠는 가 어디 용빼는 재주 있으면 손수 해 보시라 제 새끼 못 났다는 어미 없다지만 모두다 으뜸이라 우기면 결국 모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7
졸음 0 졸음 犬毛 趙源善 썰렁해서 입고 화끈해서 벗고 으스스해서 걸치고 아름답게 피어 가련하게 져서 추하게 밟혀 훨-훨 날고 벌-벌 기고 철퍼덕 묻히고 어제든지 오늘이든지 내일이든지 아침으로 점심으로 저녁으로 막무가내 종잡을 수 없으니 날씨나 꽃이나 사람이나 몽땅 봄바람 놀림감 웃으라는 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6
명복冥福 0 명복冥福 犬毛 趙源善 닭이나오리로태어난게죄로구나 어차피죽어질목숨이지만 산채로파묻힌다는게참으로애석하다 부디좋은곳으로가거라.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5
권리 세상 0 권리 세상 犬毛 趙源善 울 권리 웃을 권리 숨길 권리 끄집어 낼 권리 먹을 권리 뱉을 권리 들을 권리 말할 권리 볼 권리 마실 권리 취할 권리 토할 권리 놀 권리 배울 권리 행복할 권리 나설 권리 뽑을 권리 밀어붙일 권리 잘라낼 권리 사랑할 권리 사랑받을 권리 증오할 권리 벌 권리 쓸 권리 누릴 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4
배꽃 화냥질 0 배꽃 화냥질 犬毛 趙源善 봄바람 야실야실 불어 배밭 가랑이 쪼물락 쪼물락 간질이더니 엊저녁 몰캉몰캉한 빗방울 꼬드김에 흠씬 녹아 드디어 이 새벽 온통 발라당하고 꼭지를 세웠구나! 아 아 - 아마도 며칠 내에 사지 부들부들 떨면서 완전히 미쳐 하얗게 뒤집을 게야 그리하여 그 배릿한 향내 온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3
철학 0 철학 犬毛 趙源善 세상에 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그치? 하여튼 간에 이긴다는 건 참으로 맛있는 거거든 근데 말이야 비기는 경우는 없다 치고 제가끔 다 이기면 지는 놈은 누굴까? 나만 늘 기뻐하라는 법은 없어 살다보면 슬픈 일도 당연히 있는 게야 만약에 꼬리를 내려야만 하는 경우라면 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2
딱한 놈 0 딱한 놈 犬毛 趙源善 휴대폰전원을꺼놓고전화오기를기다림 같지도않은글써놓고읽어주기를기다림 라면까넣고불도안붙인채끓기를기다림 택시탈걸두시에괜히버스오기를기다림.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11
노는 날 0 노는 날 犬毛 趙源善 다 알면서도 만사 귀찮고 자작 해먹기 싫으면 우린 요리를 시키지 전단지 메뉴에 있는 것만으로 맛이 있든 없든 어쨌거나 현금으로 꼭 내야 해 감사합니다! 네! 네! 이미 침 발린 인사는 끝났고 그놈들 맛소금 값과 신발값과 기저귀 값까지 홀라당 우리 부담인 게야 병신들의 축..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9
목련 0 목련 犬毛 趙源善 그대는 아는 가 어제 그리도 찬란하던 황홀한 아름다움의 끝이 오늘 갈가리 찢겨 짓밟혀 문드러지는 허무한 참혹함이라는 것을. 어쩌란 말이냐 네 들춰진 치마야 슬쩍 다시 걷어 내리면 된다지만 저 꽃잎 점점이 흘린 핏방울 저 뼈저린 아픔 저 가련.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8
졸卒 0 졸卒 犬毛 趙源善 겨우 창槍 한 자루만으로 맨 앞에 서서 좌충우돌左衝右突 승리의 잔치만 생각하며 오직 찌르고 찔릴 뿐 굶주리고 그리워도 한 걸음 후퇴後退 있을 수 없고 한치 앞 생사生死에 관해 전혀 모르지만 적敵의 왕王을 죽일 수 있어 결국은 기쁨의 함성喊聲을 와-와 지르는 산 인형人形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