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苦心 0 고심苦心 犬毛 趙源善 봄볕에 몇 번 내놓은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다 가랑비에 머리 젖는다고 맞다 뭐가 그리 신나서 퐁당퐁당 건너뛰며 빈 병甁 자꾸 쌓느냐 말이다 어딘가 삐거덕 기우는 듯한 어지러운 느낌이 좀 문제라 딱 드러나지 않는 그닐그닐한 슬쩍 가려움 곪아터지기 전에 어떻게 슬슬 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5
춘화春畵 0 춘화春畵 犬毛 趙源善 목련이 촌년 살랑 살랑 바람에 물 잔뜩 올라 겉옷도 안 입고 살짝 나서서 딱 한번 가랑비 입질에 홀까닥 숨 넘어가 삽시간 훌러덩 홑 속곳 벗어 던지니 이슬진 몽우리 좍 벌어진 희디흰 속살이라니 허걱 봄이란 놈 꿀꺼덕 복 터졌다. <08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4
돈과 나이의 웃기는 함수관계函數關係 0 돈과 나이의 웃기는 함수관계函數關係 犬毛 趙源善 왼쪽 바지주머니에서 천원 오른쪽 바지주머니에서 천원 왼쪽 윗도리주머니에서 천원 오른쪽 윗도리주머니에서 천원 왼쪽 윗도리속주머니에서 천원 오른쪽 바지꼬마주머니에서 오백원 왼쪽 오른쪽 아래 위 속 꼬마 주머니까지 다 털어서 합이 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3
광기狂氣 0 광기狂氣 犬毛 趙源善 껍데기만사람이사람이냐 껍데기만시인이시인이냐 사방에웬쭉정이들이입만살아똥물에둥둥뜨는지 진짜알맹이는다어디처박혀숨바꼭질하고노는지 차리리돼지껍데기라면질겅질겅술안주로나씹지 나는회뜨는칼을사각사각갈것이다 섬뜩하다고네꼬리내릴필요는없다 나는내껍..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2
스핑크스 0 스핑크스 犬毛 趙源善 세발로 어기적어기적 기면서 오른 손에 빨대 꽂은 술병을 들었다 입가에 막걸리 거품이 묻어 부글거리고 등판엔 허연 갈기가 바람에 날린다 눈은 언제나 저 멀리를 바라보는데 동자는 붉고 게슴츠레하다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낮이거나 밤이거나 늘 골똘하다 시도 때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4.01
돌기 0 돌기 犬毛 趙源善 비 오는 토요일 밤 덕수궁 돌담길은 자작 박카스에게 바쳐진 가련한 영혼들이 자박자박 아우성치며 돈다 비 개인 일요일 오후 안방 아랫목은 허방다리 넋 나간 빈껍데기들이 드르렁드르렁 여편네 치마 속에 자빠져 뭉갠다 당신의 작은 꿈이 잔잔하게 달을 향해 촛불을 켜면 마을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30
아는 바 없음 0 아는 바 없음 犬毛 趙源善 그대가 왜 나를 짓밟고 떠나갔는지 내가 왜 그대에게 짓밟혔어야 했는지 그대가 나를 짓밟고 떠나갈 때 내가 슬펐었는지 내가 그대에게 짓밟히고 있을 때 그대가 웃었었는지 이제는 나와 아무관계도 없는 그대가 남긴 모진 발자국을 어찌해야하는지 그대 이름의 어느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9
제자弟子 0 제자弟子 犬毛 趙源善 제아무리기고뛰고날아서 국회의원아니라장관에대통령할아비라할지라도 내앞에선넙죽엎드려절대꼼짝못하지 코찔찔이떼쟁이똥고집버르장머리바로잡아준게누구인데 어서술이나한잔따라봐라이녀석아 아무튼훌륭하게컸으니참장하다내새끼 이맛에산다. <0803>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7
시력진단視力診斷 0 시력진단視力診斷 犬毛 趙源善 권權의 눈 착시錯視 재財의 눈 욕시慾視 범犯의 눈 광시狂視 주酒의 눈 취시醉視 아兒의 눈 명시明視 민民의 눈 정시正視. <0803>*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6
철밥통 0 철밥통 犬毛 趙源善 내 비록 늙고 쭈글쭈글 찌그러졌어도 내 비벼주는 밥 먹고 잘 큰 애들 부지기수고 내 타는 오토바이 빛바래 낡았어도 아직 부릉부릉 힘 좋아 내 사전에 모르는 골목이나 숨겨진 번지 없이 씩씩하게 배달하지 내 속심 어찌 안다고 자꾸 구시렁거리는 가 내 항상 손 깨끗이 씻고 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