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질
犬毛 趙源善
있잖아요!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우리 끝장내지요
아쉬워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리워하지도 말고
왜냐고 묻지도 말고
그러면 피차 우스워지고 난처해져요
자, 내게 관한 것 하나 남김없이 말끔히 비워주셔요
그래요
나 도둑놈이에요
네놈은 벌써 그리 하였냐고 묻지 마셔요
그건 내 몫이에요
저만치 밀어 놓고 그냥저냥 살다보면 그럭저럭 잊혀져갈 거 에요
아무 짝 쓸모없는 이빨에 왜 사랑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하여간 아프지 않으면 귀퉁이에 놔두는 거죠 뭐
어쩌다 무언가 되씹힐지도 몰라요
무정하다고요?
아뇨
나 세살 때부터 그래요
버릇 남 못 줘요
마음이 좀 아프긴 하군요
미안해요
안녕.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