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
犬毛 趙源善
눌러 참는 게 경우境遇 아니라고 목숨을 버린다는 것
물론 아무나 쉽게 할 일 아니지만
죽는다고 반드시 큰 애국愛國은 아니야
대단히 어렵고도 엄청난 일
어쨌거나 살아서 견뎌내야 한다는 것
친한 척 한다고 꼭 친구냐
입만 살아 까불거리지 말고 너 딱 사흘 동안만 잠 안자고 내내 굶어봐
어찌 무슨 짓은 못 하겠어
눈으로는 겉 밖에 더 보이느냐
귀신 아니고서야 사람 속을 어떻게 안다고
어느 구석 충직忠直한 혼魂 한 조각 씩씩하게 살아있으면 됐지
제발 보이는 껍데기만 벗기려 들지 마라
벽지 좀 더럽다고 군데군데 뜯어내면 진짜 꼴불견이야
그냥 하얗게 온통 덧칠하고 다 잃어버리자 응?
좌우지간 무조건하고 고기 맛보기 원한다면
살아있는 내 살을 온통 다 도려내도 좋다
단,
피는 한 방울도 안돼
이는
영원永遠한
조국祖國의 혼魂이니
제발 우리
아름다운 그림만 보자
5월이구나.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