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0 척 犬毛 趙源善 못 들은 척 슬쩍 고개 돌리며 전혀 딴청 피우고 못 본 척 머리 처박고 엎드려 꾸벅꾸벅 졸다가 못 이기는 척 꼬랑지 흔들며 궁둥이 살짝 들이대고 진짜 복종하는 척 혀로 한두 번 쓱쓱 핥아주면 깜박 넘어가 좋아한다. 우리 집 개처럼 이렇게 해야 귀염 받지 성질 콱 죽여야 해 그래 맞..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22
정말 0 정말 犬毛 趙源善 봄비가시원시원하게개패듯차창을두들겨대니 불쑥,자동차아무데나내팽개치고옷하나씩훌러덩벗어던진다음 태어난모습알몸그대로아스팔트노란중앙선위를마구달음박질치고싶다 이거진짜로무지무지하게재미있고신나는놀이아닌가 누가뭐라손가락질하지않고또쇠고랑만안찬다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21
잡념雜念 0 잡념雜念 犬毛 趙源善 “무조건 살려라” “무조건 살려라” “무조건 살려라” “무조건 살려라”를 백번 되 뇌이니 “무조건 사라” “무조건 사라” “무조건 사라” “무조건 사라”가 되고 “무조건 죽여라” “무조건 죽여라” “무조건 죽여라” “무조건 죽여라”를 백번 되 뇌이니 “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9
이몽梨夢 0 이몽梨夢 犬毛 趙源善 배 서방네 배 밭 배 꽃 흐드러지다 배 주렁주렁 매달리고 배 값 올라서 배 장사 왕창 대박나면 배 잔뜩 불러 배 뻥 터져도 좋다 배 꿈 앞산을 새하얗게 뒤덮는다.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7
당선當選 0 당선當選 犬毛 趙源善 봄이 살랑살랑 꼬리치는 통에 깡충 까치발 담 넘어 샛눈 훔치다가 어물쩍 겨우 이파리 몇 장 디밀은 모양 웬 걸 달라는 거름은 한 줌 안 주면서 곱다 예쁘다 깔끔하다 아름답다 침 바른 사탕발림만 늘어놓으니 꽃은커녕 바람기 쏘이기도 전에 기고만장 봉두난발이다 어린애 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6
똥차 0 똥차 犬毛 趙源善 신문엔 송충이 가물가물 밥상머리엔 찌개국물 뚝뚝 양말은 뒤집어졌거나 아니면 짝짝이 오줌발은 네 번 다섯 번 끊어도 찔끔찔끔 잔뜩 힘줘 버틴 엄지발가락마저 쥐가 올라 저릿저릿 내가 맡는 내 냄새까지 꾸리꾸리 참 거시기하다.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5
아내 꽃 0 아내 꽃 犬毛 趙源善 봄이라고 온 천지에 수많은 꽃들 제가끔 찍어 발라 치장한 채 잘났다 나대고 난리 죽이지만 정말 우습다 어찌 자나 깨나 내 곁에 늘 말없이 고고하게 피어 곱고 아름다운 주름으로 은은한 향 풍기는 영원히 지지 않는 꽃 아내에 비할 소냐?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4
짝 0 짝 犬毛 趙源善 한짝 구두한짝 내구두한짝 간디구두한짝 비렁뱅이구두한짝 신데렐라유리구두한짝 값이비싸든싸든문제아냐 공짜로줘도받아도주워가도 한짝으로는아무쓸모가없는것 화투도둘이치고뽀뽀도둘이하지 짝이있어야하고또짝이맞아야하고.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3
뒤집기 0 뒤집기 犬毛 趙源善 빈대떡 부쳐 보셨는가? 휘딱 뒤집으면 손바닥이고 휘딱 뒤집으면 손등이고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손바닥 뒤집기 같지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 또한 손바닥 뒤집기다. 아무렇게나 너무 쉽게 되는 대로 그리 살면 안 된다. <09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12
집으로 가는 길 0 집으로 가는 길 犬毛 趙源善 잔盞 속에 숨었던 진리眞理가 컴컴한 뱃속이 싫어 딸꾹질로 탈출脫出을 시도 한다 이쯤이면 뇌腦의 방향감각方向感覺이 맛이 가버리는 때라 본능本能에 충실해야한다 이 편은 분명分明 집으로 가는 길이 틀림없지만 - 흔들흔들 전철 바닥 한가운데 무수한 흰 별들을 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