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當選
犬毛 趙源善
봄이 살랑살랑 꼬리치는 통에
깡충 까치발 담 넘어 샛눈 훔치다가
어물쩍 겨우 이파리 몇 장 디밀은 모양
웬 걸
달라는 거름은 한 줌 안 주면서
곱다 예쁘다 깔끔하다 아름답다
침 바른 사탕발림만 늘어놓으니
꽃은커녕 바람기 쏘이기도 전에
기고만장 봉두난발이다
어린애 간을 빼먹는 세상이라 해도 이건 아니지
뒷돈만 대면 무조건 무턱대고 무투표 당선이라나
번쩍이는 상패보고 어항 속 금붕어가 웃을 일
하긴 제 물건 제 돈 내며 제가 거저 팔겠다는 데 뭘 어쩌랴만
어물전에 상한 꼴뚜기들 날뛰는 꼬락서니 못마땅해
멀쩡한 사람까지 사업 접어
글방마저 파국이다.
망할 놈의 당선이 우글우글 명함 값을 올린다
낄 낄 낄.
<0904>*